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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퍼산 밴프 곤돌라(Sulphur Mountain Banff Gondola)는 캐나다 앨버타 주 벤프 국립공원 안에 있는 가장 인기 많은 액티비티 중 하나이다. ‘설퍼산’이라는 이름은 산의 지하에 유황 온천이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설퍼산 가는 길~ 드라이브만으로도 정말 힐링된다!
곤돌라 승강장은 밴프 타운에서 차로 5분, 도보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운영시간은 계절마다 다르지만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여름 성수기엔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기도 한다. 곤돌라 요금은 성인 기준으로 약 70~80캐나다 달러 정도이며, 온라인 사전 예매 시 할인 혜택이 있다. 주차장은 넓고 무료이며, 밴프 시내에서 곤돌라 정류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곤돌라는 4인승 캐빈 형태로 되어 있으며, 탑승 시간은 약 8분 정도 소요된다. 산 아래에서부터 해발 약 2,300미터 정상까지 부드럽고 조용하게 올라가는 동안 록키의 웅장한 산맥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많지만, 생각보다 흔들림이 적어 비교적 안심하고 탑승할 수 있다. 특히 곤돌라가 점점 고도를 높이면서 아래로 펼쳐지는 밴프의 전경은 시간이 멈춘 듯한 감동을 준다.
정상에는 Sulphur Mountain Summit Complex라는 멋진 전망대 건물이 있고, 실내엔 레스토랑, 카페, 전시관, 기념품 가게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Sky Bistro’는 정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으로, 식사를 하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록키산맥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노을 질 무렵, 레스토랑 유리창에 반사된 붉은 빛이 산과 어우러져 정말 황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책로는 ‘리짓 전망대(Cosmic Ray Station)와 웨더 오브저베이터리(Weather Observatory)’까지 이어지는 보드워크 트레일이다. 이 트레일은 왕복 약 1km 정도로, 나무 데크가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특히 겨울에도 이 트레일은 제설이 잘 되어 있어 설경을 즐기며 걷기 좋은 코스이다. 이 트레일의 끝에는 1950년대 천문대와 기상 관측소로 쓰이던 건물이 있으며, 이곳이 바로 설퍼산의 진짜 정상이다.
설퍼산은 예전부터 원주민들에게 ‘신령한 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온천이 솟아나는 신비한 장소로 여겨졌고, 오늘날에도 이 산은 치유와 휴식을 주는 곳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특히 1916년, ‘하늘 가까운 곳에 기지’를 세우기 위해 이곳에 캐나다 최초의 고산 관측소가 세워졌던 역사도 흥미롭다.
설퍼산 정상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경치 감상’에 머물지 않는다. 산 정상에는 Above Banff Interpretive Centre라는 작은 전시관이 있어 이곳의 지질학, 생태계, 곤돌라의 역사 등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객에게 유익한 코너가 많다. 곤돌라 구조를 직접 손으로 조작해보는 체험, 기후 변화와 관련된 체험형 영상, 산악 동물들의 생태를 보여주는 멀티미디어 전시 등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잘 구성되어 있고, 운이 좋으면 엘크나 산양을 마주칠 수도 있다.
보우 글레이셔 폭포(Bow Glacier Falls)는 캐나다 앨버타주 밴프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숨은 절경으로, 록키 산맥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루이스 호수나 모레인 호수의 명성에 이끌려 이곳을 그냥 지나치곤 하지만, 한 번 이 폭포를 다녀오고 나면 "진짜는 여기였네"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폭포는 이름 그대로 보우 빙하(Bow Glacier)에서 녹아내린 물줄기가 흘러내리며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 물은 보우 호수(Bow Lake)를 지나 보우 강(Bow River)으로 이어진다. 즉, 이 폭포는 밴프 타운 중심부를 흐르는 보우 강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곳을 찾는 일은 단순한 하이킹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흐름을 따라 걷는 여정처럼 느껴진다.
보우 글레이셔 폭포 트레일(Bow Glacier Falls Trail)의 시작점은 보우 호수 옆에 있는 넘티자 롯지(Num-Ti-Jah Lodge)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왕복 약 9km에, 평균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산책 코스이며 난이도는 초보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완만하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중간중간 경사가 있는 구간이나 바위길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고산지대의 평화로운 풍경을 즐기며 걷기 좋다.
처음엔 보우 호수를 따라 걷게 되는데, 맑고 차가운 옥빛 물과 그 위에 비친 빙하와 산의 반영이 정말 아름답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엔 호수 위로 하늘과 산이 거꾸로 비춰져서, 마치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 호수는 말 그대로 보는 것만으로도 심호흡을 하게 만드는, 마음을 정화하는 공간이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숲길을 지나, 점차 빙하 계곡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이 구간부터는 주변 풍경이 바위와 고산초원, 그리고 빙하에서 녹아 흘러내리는 작은 개울로 바뀐다. 여름철에는 이 초원 위로 야생화가 가득 피어나는데, 보라, 노랑, 빨강, 하얀색까지 다채로운 색감이 산길을 물들인다. 중간중간엔 다람쥐나 마멋 같은 야생동물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론 엘크나 산양도 멀리 보이곤 한다.
트레일의 마지막 1km는 조금 더 험한 지형이다. 바위와 자갈, 그리고 물기가 있는 구간을 조심조심 걸어야 하지만, 그 끝에 도달하면 드디어 웅장한 보우 글레이셔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는 약 120m 정도이며, 여러 갈래로 퍼지며 떨어지는 폭포수는 시원하고도 와일드한 느낌을 준다.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 주변을 가득 채우는 물소리, 바위에 부딪혀 날리는 물안개는 마치 자연이 연주하는 교향곡 같다.
친구와 나는 가다가 무서워서 주저앉아 울었..다.. 트레일은 잘 되어 있는데 거센 물줄기에 주눅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폭포 아래 가까이 다가가면 물안개가 얼굴에 닿을 만큼 생생하다. 그 물은 방금 녹은 빙하에서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몹시 차갑고 신선하다. 손을 담그면 온몸이 번쩍 깨어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이 물을 성스러운 치유의 물로 여기기도 한다. 실제로 이 지역 원주민인 스토니 나코다 부족은 이곳의 물을 영혼을 정화하는 신성한 물이라 여겨왔다고 한다.
사진 찍기 좋은 시간대는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 또는 오후 늦은 시간대이다. 아침에는 폭포를 부드럽게 감싸는 햇살과 함께 잔잔한 분위기를 담을 수 있고, 오후에는 노을빛이 계곡에 스며들며 드라마틱한 사진을 연출해 준다. 풍경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삼각대를 들고 가서 오래 머물며 빛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좋다.
이 트레일의 또 다른 매력은 사람도 적고, 상업 시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산책 중 만나는 대부분은 조용히 걷는 여행자들뿐이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오롯이 나만의 속도로 걸을 수 있다. 트레일 전반에 걸쳐 통신이 되지 않는 구간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디지털 디톡스’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보우 글레이셔 폭포는 그야말로 ‘자연과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장소’이다. 거대한 록키의 품속에서 느긋하게 걸으며, 물이 흐르고 바람이 지나가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그 속에서 나 자신도 조금은 가벼워지고,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한 감각이 든다. 그래서 이곳은 단지 풍경을 보는 장소가 아니라, ‘경험하는 장소’이다. 몸으로, 마음으로, 그리고 오감으로 기억하게 되는 그런 특별한 여행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