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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2024년 10월, 스리랑카 콜롬보와 근교에서 4일을 보낸 후, 우리는 택시를 타고 북동부 내륙의 역사도시 시기리야로 향했다. TV 여행 프로그램에서처럼 로컬버스를 타고 산건너 물건너 가볼까도 고민했다. 과거 남미 여행 중 로컬버스 경험을 반추하면, 신체는 힘들어도 후회없는 현지 경험을 해서였다. 그런데 동행인이 극구 말려서 택시를 불렀다.
서부해안 콜롬보에서 중부 내륙의 시기리야까지 177km,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이다. 택시 비용은 US$65로 한국 돈 10만원 조금 넘는다.아래 사진의 미리가마(Meerigama)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한 컷 찍었는데, 이곳은 콜롬보에서 북쪽으로 67km 지점이다. 나는 여행을 하고나서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찾아보는 것이 지명 검색이다. 그러면 내가 그 당시에 어디쯤 있었군 가늠한다. 어릴 때 세계지도 보는 것이 취미였다^^
이곳은 도시 쿠루네갈라(Kurunegala)이다. 시기리야를 가기 위한 담불라까지 53km 남았다. 한국 고속도로로 생각하면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로 보이지만, 스리랑카는 구불구불한 길들을 거쳐가기 때문에 더 걸린다. 그렇다고 비포장은 아니다. 도로는 잘 구비되어 있는 편이다.
시기리야에서 숙박하는 호텔 정원의 모습이다. 사전에 아래의 호텔 광고 사진을 보고 택했다. 호텔 자체는 지은 지 좀 오래 되었는데, 전망으로 상쇄하기로 했다. 저 앞의 우뚝 솟아 있는 바위덩어리가 '시기리야 록'이다. 저 위에 스리랑카의 카샤파1세(Kashyapa, 재위473~495)가 지은 고대 왕국의 궁전 유적지가 남아 있다.
도착한 날 시기리야를 등반하기는 어려워, 우리는 마을로 잠시 나가보기로 했다. 아래와 같은 스리랑카 국민택시 툭툭이(삼륜차)를 타고 가도 되지만, 검색해 보니 약 1.5~2km정도라서 걸어간다. 숲 속에 호텔을 자리하는데, 아마도 개발자가 시기리야 록의 전경을 고려해 건물을 지은 것으로 추청된다.
걸어가는데 커다란 도마뱀이 보인다. 보통 동남아에서 보던 쬐그만 도마뱀이 아니라, 상당히 큰 규모였다.
길을 건너더니 숲 속으로 사라진다. 위의 사진은 SLR 카메라이고 아래 사진은 핸드폰이다. 후자가 더 비온 이후의 파릇파릇하다.
게속 걸어가다보니 마을이 나타난다. 바다 생물들이 잔뜩 그려져 있는 버스와 숙박업소, 식당들, 갤러리 등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마을에서는 왠만한 곳에서는 시기리야 바위를 배경으로 한다. 툭툭이 정거장이다. 원하는 곳을 실어다 주는 기능도 하지만, 운전수와의 딜을 통해 주변 관광을 다닐 수도 있다.
이곳은 본래부터 형성된 마을이라기보다 시리리야 관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에 조금씩 만들어진 마을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식당과 여행사, 그리고 숙박업소로 이루어져 있다.
지나가다가 또 한 컷 찍었다. 멀리서 보면 그냥 바윗덩어리이지만,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고 정상은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있는 신기한 곳이다. 이미 두피디아 여행기에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을 소개한 바 있다.
시기리야 화강암 바위를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위키피디아에서 잠시 빌려 왔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렇게 하늘과 맞닿아 있으면 오히려 취약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사실 이 바위는 카파샤1세의 요새이자 왕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그 이전에 스리랑카 불교인들이 은둔하면서 수행했던 곳이었다고 한다. 커티 카파도키아의 바위들에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굴을 파서 거주했던 것처럼, 이 바위 아래쪽에서부터 승려들이 기거하고 기도했던 자연굴들이 여러곳 존재한다.
(c)wikiledia
갑자기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주변의 카페를 찾아 들어가기로 했다.
스리랑카 스럽지는 않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 혹은 아이스 라테를 먹기 위해 아래의 장소로 들어갔다.
좌석들은 아래의 입구에서 들어가면 조성되어 있는 정원에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다.
우물도 있다. 그렇게 벼락처럼 내리치던 빗줄기가 잠시 멈췄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다시 비가 쏟아진다. 가늠할 수가 없다.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행을 좋아한다면 어떻게든 익숙해져야지 다짐하면서 다닌다. 우리는 이곳에서 커피와 잼 바른 토스트를 하나씩 먹고 비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커피를 마시고 비가 잠시 그치자, 우리는 다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나무 아래 아기코끼리가 묶여 있다. 스리랑카의 코끼리는 사실 수난이 많다. 행사에도 동원되고 관광에도 동원되고, 엄마와 떨어진 아기코끼리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서 몇 시간을 쉬고 저녁을 먹으로 다시 나왔다. 툭툭이를 타고 5분 만에 도착했다. 외국인들에게는 현지인보다는 좀 비싸게 가격을 말하지만, 난 지독하게 현지에 맞게 가격을 깍기보다는,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 그냥 묵인해 준다. 한국 돈 1500~2000원으로 그들이 조금 더 기분좋게 돈 번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하면서 말이다. 물론 내가 대학생 배낭여행객이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요즘은 구글링을 하면 현지 맛집들도 다 검색해 줘서 옛날처럼 주변에 물어보거나 다니면서 판단하는 것을 줄여주기는 하는데, 어쩐지 좀 현지 여행하는 맛은 떨어지기도 한다. 여행이라는 것이 실패도 하고 그런데서 경험도 쌓고 하는데, 요즘은 워낙 검색하면 다 나오는 바람에 낯선 곳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흥미가 다소 줄어든다.
우년히 지나가다가 medical center라고 써 있는 곳을 지나쳤는데, 사람들이 줄 지어 서 있다. 표지판을 살펴보니 하루에 오후 4.30~7.30분까지 3시간만 운영하는 병원이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6시가 넘는 시간이라 진료를 볼 시간이 1시간 남짓해 사람들이 줄 서있는 것이다. 사실 이곳은 밀림 속이다. 매일 3시간이라도 진료를 하는 의사가 온다는 것에 그래도 시스템이 존재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행인이 검색을 하여 그래도 점수가 높고 평판이 좋은 레스토랑을 들어가기로 했다.
벽면에 스리랑카 국기가 걸려 있다. 유명한데 왜 사람들이 별로 없지 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6시가 조금 넘었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7시 넘어 오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 레스토랑에서 주변 관광지의 거리가 적혀 있다. 시기리야가 500m이고, 시기리야 정상에서 볼 수 있는 반대편의 언덕 산 피두랑갈라는 2km이다.
수박쥬스와 망고쥬스로 시작했다. 관광지 가격이겠지만, 어쨋든 한국보다는 생과일 쥬스 가격이 싸다. 살면서 계속 느끼는 것이 고정된 답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스리랑카 현지인 관점에서는 이 쥬스가 비싸겠지만, 한국인 관점에서는 안 비싸다. 영국인들에게는 무지 쌀 것이다. 내가 그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화났다가 웃었다가 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flexivle하게 관점을 바꾸면 인생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다시 말해 돈 많은 자들을 비교대상으로 하지 말자^^
현지 음식을 시켰다. 스리랑카도 인도처럼 커리가 메인이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멀리서 보면 어두컴컴한 밀림 속에서 이 마을만 반짝반짝 불이 빛나고 있을 것이다.
다음날 아침 오전 7시 30분 정도이다. 시기리야 바위를 보라고 망원경도 준비되어 있다.
망원경 속을 들여다 보니 벌써 사람들이 정상에 있다. 물어보니 해가 뜨는 시각이 약 5시 30~6시인데, 해 뜨면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오전에 가야 무더위를 그나마 피할 수 있어서, 낮보다는 오전에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우리도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했다.
아침은 호텔 뷔페에서 하고, 준비하여 등반하러 떠났다.
아침을 먹고 한 컷 찍었다. 저 나무의 줄기는 꼿꼿하게 서 있지 않고, 주렁주렁 탄력있는 고무줄 같은 줄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 마음도 저렇게 탄력성 있게 움직이면 세상에 화낼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하며 다음 여정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