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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1년, 2년도 길다. 요즘은 몇 달만 지나도 모든 것이 순식간에 변하는 세상이다.
도시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대도시일 수록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빠르다.
요즘 전 세계에서 중국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른 나라는 없다.
'천지개벽(天地開闢)'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중국의 모든 도시가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 저품질의 가내 수공업이나 농업 경제에 의존하던 몇 십년 전의 중국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도시마다 초고층 빌딩과 최첨단 시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상하이는 거의 메가톤급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
불과 100여년전만 해도 서양 열강의 식민지였던 평범한 어촌마을이던 상하이는 이제 동아시아 최대 경제도시이자 세계 6대 대도시가 됐다. 전 세계 글로벌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상하이로 몰려들며 거대한 기업도시로 변했다. 그렇다보니 집값 높기로 악명높은 홍콩과 1, 2위를 다툴 정도로 생활물가도 비싸져서, 보통의 중국인들이 상하이에서 내 집마련을 한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여러 번 상하이를 여행했지만, 올때마다 도시의 변화에 깜짝 놀란다.
변하지 않는 건 황푸강의 물길 정도 밖에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했다.
그나마 변화의 속도를 붙잡고 있는 건 상하이에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이다.
서양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시절 건축된 유럽식 건축물과 '상하이식' 전통 풍경이 도심 곳곳에 남아있어, 변화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전통' 위에 현대미가 토핑 처럼 얹어지며, 상하이는 전통과 현대적인 분위기를 고루 갖춘 새롭고 매력적인 여행지가 됐다.
상하이 곳곳에 매력적인 여행지가 많은데, 먼저 우캉루(武康路)를 꼽을 수 있다.
우캉루는 요즘 여행자들이 상하이에 오면 무조건 찾는다는 상하이 인증장소로, 우캉루의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우캉맨션이다. 우캉맨션은 과거 프랑스 조계지 시절 건축된 8층 규모의 아파트다. 영화 <색계>의 찰영 장소이기도 하다. 길쭉한 타원형 모양의 건물 생김새가 특이한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군함이었던 노르망디 군함을 기념하기 위해 범선 모양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우캉맨션을 시작으로 우캉루가 이어진다. 전통적인 고택위에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장식된 레스토랑, 카페, 편집숍 들이 도로를 따라 즐비하다. 아담하지만 세련된 아이템들로 가득한 공간들은 자연스럽게 여행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가격은 꽤 비싸지만, 우캉루만의 매력이 가득한 물건 한 두개쯤은 기념으로 사와도 좋을 것 같다.
우캉루 입구에 있는 우캉맨션
요즘 중국 젊은층에게 인기많은 융캉루 일대
저렴하지만 예술적인 감각도 가득한 독특한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티엔즈팡(田子坊)이 제격이다.
티엔즈팡은 과거에는 먼지로 가득한 재래시장과 가내수공업들이 있던 곳이었다. 1998년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완전히 철거를 할 계획이었으나, 지역 예술가들의 제안으로 '보존과 개발' 정책으로 바뀌었다. 도시 개발에 예술가들이 투입되면 순기능이 많다. 뉴욕 브루클린 덤보가 대표적이다. 낡은 공장지대였던 덤보는 지역 예술가들 덕분에 세련된 아틀리에가 됐다.
복원사업 결과 티엔즈팡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장소가 됐다. 낡고 오래된 건물들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내부는 세련된 갤러리와 카페로 변모했다. 반전의 매력이 있다. 골목은 사람이 양 방향에서 걸어가기 힘들 정도로 좁지만, 이 또한 티엔즈팡의 매력이다.
요즘은 기념품으로 사가면 놀림을 받는다는 냉장고 마그네틱이나 열쇠고리도 티엔즈팡에서는 사도 좋을 것 같다. 평범한 기념품이지만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디자인이 더해지며, 놀랍도록 세련된 상하이식 기념품이 되기 때문이다.
티엔즈팡
티엔즈팡에서는 세련되고 독창적인 기념품들을 살 수 있다
신천지(新天地)는 상하이에서 대표적인 관광지다. 세련되고 이국적인 분위기 덕에 '상하이의 작은 유럽'으로도 불린다. 브런치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서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먹거나, 브랜드 매장에서 쇼핑하는 일은 신천지를 여행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특히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울창한 가로수길은 신천지를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어준다.
신천지 맞은 편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도 놓치면 안된다. 경술국치와 3.1운동을 계기로 건립된 상하이임시정부청사가 오래된 허름한 골목 안에 위치해있다. 내부는 사진촬영은 안되지만, 치열하고 엄혹했던 독립운동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래된 골목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
신천지의 카페
상하이는 쇼핑 천국이다.
쇼핑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인민광장(人民 广场)과 난징루(南京路)일대다. 난징루는 다시 난징동루(南京東路)와 난징서루(南京西路)로 나뉘는데 이 일대를 중심으로 전 세계 글로벌 매장과 쇼핑몰, 유명 식당들이 빽빽하게 들어서있다. 그래서 이 일대에 호텔을 잡는게 가장 좋다. 물론 요금은 비싸지만 쇼핑 뿐만 아니라 황푸강, 예원 등 주요 볼거리들도 걸어서 갈 수 있어 편하다.
난징서루에는 전 세계에서 6개밖에 없는 로스터리인 '스타벅스 리저브'도 있다. 중국내 모든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원두커피를 로스팅할 정도로 규모가 큰데, 2층에는 칵테일도 마실 수 있는 바가 있다.
인민광장에 있는 대형 쇼핑몰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지는 난징루 일대
스타벅스 브루어리 리저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