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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라랜드>에 등장한 LA 전통시장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에서 주인공 세바스찬과 미아의 심야 데이트 장소로 등장한 식당이 있다.
두 주인공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식당은 새리타스 푸푸세리아(Sarita’s Pupuseria)로
‘푸푸사(pupusa)’라는 엘살바도르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에서 엘살바도르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가 LA라고 한다)
아주 짧게 나옴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흥행 덕분에 <라라랜드>에 나온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식당이 위치한 곳은 LA다운타운의 명소,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이다.
네온사인 간판으로 가득한 세련된 내부 모습과 달리 그랜드 센트럴 마켓의 역사는 1917년부터 시작된다.
LA에 있는 또 하나의 전통시장 길모어 파머스 마켓(Gilmore Farmers Market)보다 규모는 작지만
역사는 더 오래됐다(파머스 마켓은 1934년부터 시작됐다).
또한 100년 이상 같은 자리를 지켜온 것만으로도 LA를 상징하는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당시 마켓이 자리해있던 1920년대 브로드웨이는 유명 영화극장들이 밀집해 있어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로 활약하기도 했다.
90개 이상의 점포가 모여 평범한 재래시장으로 출발한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오늘날 대형 푸드코트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뜸하던 시기를 거쳐, 몇십 년 사이 LA다운타운 일대가 핫플레이스로 뜨면서
시장 역시 예전의 인기를 되찾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전면 리모델링에 나섰다.
시장 일부에서는 여전히 식자재를 판매하고 있지만 각종 음식점들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한다.
‘월드 푸드 타운’답게 정통 미국식부터 이탈리안, 일본, 중국, 엘살바도르 음식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퓨전 스타일의 중식점 ‘차이나카페’(China Cafe)’, 텍사스식 바비큐 전문점 ‘홀스 티프 바비큐’(Horse Thief BBQ)’,
프리미엄 패티로 만든 수제버거 전문점 벨캠포(Belcampo),
태국 음식 맛집으로 유명한 ‘스티키 라이스(Sticky Rice)’ 등이 유명한 음식점들이다.
마음 같아선 모든 음식점들을 맛보면 좋겠지만 식당에 자리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 가면 반드시 가야한다고 소문이 자자한 몇몇 식당들은 30분 줄 서기는 기본이라고.
그랜드 센트럴 마켓을 찾는 이유 중에는 이 시장에서만 살 수 있는 희귀한 시즈닝도 한몫한다.
시즈닝이란 향신료와 허브 등이 섞인 조미료로, 향과 맛을 풍성하게 해준다.
미식에 관심 있다면 시장 안에 위치한 향신료 가게에 들려보기를 권한다.
그외에도 정육점, 청과점 등 한국 재래시장의 느낌을 풍기는 친근한 상점들도 많다.
다만, 워낙 방문객들이 많아서 여유롭게 구경하기는 어렵다.
오전 8시에 개장해 오후 10시까지 꽤 오랜 시간 영업하지만 오픈과 마감 직전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붐빈다.
또한 상점들마다 운영시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가고 싶은 곳이 정해져있다면 미리 체크해두자.
마켓 구경 포인트 ①|그랜드 센트럴 마켓에 왔으면? 에그슬럿(eggslut)!
▲ 달걀 모양의 귀여운 에그슬럿(eggslut) 간판
종로 광장시장에 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육회, 빈대떡, 마약김밥을 먹는 것처럼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도 고민할 필요도 없이 들어가야 하는 음식점들이 몇 군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에그슬럿(eggslut)이다.
2011년 푸드트럭 창업을 시작으로 베니스비치, 라스베이거스 등 여러 도시에 매장을 낼 정도로
폭풍성장한 에그슬럿은 달걀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현재는 LA 맛집은 물론이고 미서부에서 매우 사랑받는 식당이라고 한다.
엄청난 인기를 대변하듯 오전 11시가 되기 전부터 인파가 몰리기 시작하므로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게 좋다.
▲ Photo by Shari Sirotnak on Unsplash
얼핏 봐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은 생김새의
달걀 샌드위치(Fairfax Sandwich)가 시그니처 메뉴(사진 왼쪽)이다.
메인은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이고, 여기에 체다치즈, 차이브(향신료의 일종), 카라멜라이징한 양파가 더해진다.
바삭하게 구운 브리오쉬 번이 모든 재료들을 잘 감싸주며 햄버거와 비슷한 모양의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수란이 올라간 감자 퓌레를 올리브유 향 가득한 바게트 빵과 곁들여 먹는 슬럿(사진 아래),
그리고 캘리포니아를 상징하는 오렌지 주스가 인기 메뉴이다.
베이컨이나 아보카도 등 여러 속재료를 취향껏 추가해 먹는 것도 에그슬럿을 즐기는 묘미 중 하나다.
마켓 구경 포인트 ②|G&B Coffee와 블루보틀(BLUE BOTTLE)
▲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에그슬럿의 인기와 견주어도 손색 없을 만큼 유명한 커피 전문점 G&B Coffee.
에그슬럿 매장과 정반대편에 자리한 G&B Coffee는 2015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인 찰스 바빈스키와
동업자 카인 글랜빌이 2013년에 창업한 스페셜티 카페숍이다.
뉴욕타임즈에서 라떼가 가장 맛있는 카페로 G&B Coffee를 선정하면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카페로 급부상 중이다.
직접 만든 아몬드 밀크를 넣어 더욱 고소한 라떼와 콜드브루가 베스트 음료이며
바(Bar) 형식의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G&B Coffee를 더욱 특별하게 빛내준다.
미국 커피하면 블루보틀을 빼놓을 수 없다. 위치는 에그슬럿 맞은 편의 브래드버리 빌딩 1층.
혹자는 미국 3대 커피로 G&B Coffee, 블루보틀, 인텔리젠시아 커피를 꼽는다고 한다.
그중에서 ‘커피업계의 애플’이라는 별명을 가진 블루보틀은
핸드드립을 필두로 커피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커피전문점이다.
최고급 원두를 소량만 가져와 직접 로스팅해 신선한 커피만을 제공하는 것이 이곳의 철학이다.
국내에도 성수동에 블루보틀 1호점이 곧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 구경 포인트 ③|또 다른 <라라랜드> 촬영지, 앤젤스 플라이트
마켓 건너편에 자리한 앤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 역시 <라라랜드>의 명장면이 탄생한 장소이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전차라는 기록을 가진 미니 전차인 앤젤스 플라이트는 LA를 방문하는 이들에겐 빼놓기 아쉬운 코스다.
앙증맞은 주황색 전차와 멋스러운 전차 내부는 인증샷을 남기기에 최고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영화 뿐만 아니라 <짠내투어>와 <나 혼자 산다> 미국편에도 등장하면서 LA 대표 명소로 더욱 이름을 알렸다.
▲ <라라랜드> 속 장면을 연출해 인증샷을 남기는 이들도 많다
<라라랜드>에 이어, 1982년에 개봉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 촬영지로 등장한 브래드버리 빌딩 역시 마켓과 가깝다.
앞서 소개한 블루보틀이 입점해 있는 곳이 바로 브래드버리 빌딩이다.
은광 사업으로 돈을 번 백만장자 루이스 브래드버리(Lewis Bradbury)가 의뢰하여
1893년 건축가 조지 와이먼(George H. Wyman)이 건축한 빌딩으로
르네상스 양식의 외관과 자연광이 은은하게 번지는 고급스러운 내부가 특히 아름답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 상세정보]
▶주소|317 S Broadway, Los Angeles, CA 90013, United States
▶대표전화|+1 213-624-2378
▶운영시간|매일 8:0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