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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서 살살 녹는 에그타르트를 위해 찾은
에그타르트의 원조 포르투갈 리스본!
브라질로 가기 전 경우지로 짧게 있었지만,
사람들이 이 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금방 알 수 있답니다.
길었던 세계여행의 1년이 되는 날은 공교롭게도 오랜기간 머무르던 유럽 대륙을 떠나 새로운 곳인 남미로 떠나는 날이었다.
유럽의 마지막 목적지를 20대가 된 이후 처음 온 유럽여행의 첫 도시였던 스페인 그라나라로 정하고 난 후, 저렴하게 남미로 향하기 위해서는 포르투갈 리스본을 경우해 남미로 넘어가는 방법이 있었다.
그래서 이왕 가는 길, 포르투갈 리스본을 오래 경유하며 에그타르트의 원조인 가게에서 에그타르트 하나는 맛 보자고 결심하였다!
아름답고, 아름다운 스페인 그라나다 여행기 읽으러 가기
사실 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1년이면 아프리카와 남미의 가고 싶던 웅장한 자연들이 가득한 곳들을 모두 봤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세상은 너무 넓었고 내 발목을 움켜잡는 아름다운 곳들도 너무 많았다.
그렇게 여행 1년만에 남미땅을 밟기 전 마지막 경유지가 되어준 포르투갈 리스본.
경유지로 짧게 지내던 포르투갈 리스본, 유럽의 끝.
스페인 그라나다에는 공항이 없는 관계로 스페인 말라가 공항에서 노숙을 한 후, 포르투갈 리스본을 경유해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누로 떠나는 티켓을 받으니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도시는 스페인 그라나다였지만 리스본에서 길게 경유하며 하루동안 리스본을 둘러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남미에 가는 나의 마음은 아프리카로 향할 때와 똑같았다.
'최대한 한식을 살 수 있는 유럽에서 한식으로 가방을 가득 채워 가자!' 그래서 브라질까지 가는 내 배낭은 무려 24.5kg가 나왔고, 수하물 규정은 23kg밖에 되지 않았으니 일찍 체크인 한 덕에 운이 좋게 무게가 초과되었지만 추가금 없이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배낭은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까지 향하지만 나의 중간 목적지는 포르투갈 리스본.
18열에 좌석이 딱 72석밖에 없는 아주 작은 비행기를 타고 스페인을 떠나 '에그타르트' 하나만을 바라보고 가는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향했다.
작은 비행기를 타고 포르투갈 리스본에 도착하니 시차가 생겨서 1시간이 생겨 있었다.
여행을 다닐 때마다 이렇게 가끔 시차로 인해 시간이 생길 때에는 돈보다 소중한 시간을 버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한국 가면 한방에 잃을 시간인 것을...... 실제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와! 시간이 공중에서 분해된다!'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아침 7시에 리스본 공항에 도착해 데이 교통권을 구매해 리스본 시내로 나갔다.
내가 구매한 리스본 비바바이젬 카드(Viva Viagem)는 1회권과 24시간권이 있는데, 하루종일 리스본 시내를 편하게 돌아다닐 생각과 다시 공항으로 대중교통을 타고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나는 24시간권을 구매했다!
리스본 비바바이젬 카드 24시간권을 구매할 경우 24시간동안 트램, 지하철, 버스를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으며 산타주스타 엘리베이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24시간은 하루를 기준으로 책정되는 시간이 아닌, 구매한 시간부터 24시간이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추면 2일동안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리스본에서 교통카드를 처음 구입한다면 0.5유로의 보증금을 내야 하는데, 1회권을 구매하더라도 나중에 다시 충전해 사용할 수 있으니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리스본 공항에는 지하철역이 있으며 시내 지하철역과 가격이 동일하기 때문에 공항의 지하철역에서 카드를 구매해 시내로 나갔다.
데이 교통권을 구매해 포르투갈 리스본을 길게 경유하는 이유인 '에그타르트'를 먹기 위해 약 1시간동안 리스본 공항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벨렘 지구로 향했다.
에그타르트!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어요.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내가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그리고 벨렘지구까지 열심히 달려 온 이유!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다!
편하게 경유시간이 적은 비행기를 탔다면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모스토 한 잔의 행복을 더 느끼며 편하게 남미로 향했겠지만, 가보지 못한 포르투갈의 모두가 극찬하는 에그타르트를 한 번 맛보고자 긴 경유시간을 감수하고 포르투갈 리스본에 왔다.
벨렘지구에 위치한 에그타르트 맛집으로 소문난 '파스테이스 드 벨렘(Pasteis de belem)'에 도착하니 이미 포장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도 가득했고, 가게 안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런데 자리도 많아서 포장줄이 아닌 입장줄에 서서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렘 가게에 앉자마자 시작한 고민은 바로 '에그타르트를 몇 개 시킬까.'라는 고민이었다.
우선 공항 노숙을 시작한 전날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이고, 에그타르트를 먹으면 점심도 딱히 먹지 않을 생각이라 3개를 시킬까하고 고민하다가 '남으면 포장하지!'라는 생각에 5개를 시켰다.
사실, 시키면서도 '욕심부렸네..'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에 후기를 찾아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지 말고 일단 무조건 많이 시켜라'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앉아서 혼자서 '2개 시킬까, 3개 시킬까' 고민을 하다가 블로그에서 '10개도 부족해요'라는 글을 봤고, 그럼 '4개를 시켜야지!'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막상 주문은 5개를 하게 되는 매직이 이 공간에서 바로 이뤄진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후기가 '무조건 안에서 먹을거면 많이 시켜라'라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파스테이스 드 벨렘 에그타르트는 테이블당 주문을 1번밖에 받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테이블 순환율이 빨라 사람이 많아도 자리가 바로바로 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만약 내가 2~3개를 시켜 놓고 또 먹고 싶다면, 계산하고 나갔다가 기다려 테이블에 또 앉고 주문해야 하는 시스템이기에 그냥 최대한 많이 시키라고 추천한 것 갔다. 처음에는 '뭔 이런 불편한 시스템을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끊임없이 에그타르트를 찾아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니 꽤 합리적인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곳에서는 이 말이 맞았다.
부족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남겨서 포장해가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한 곳에서 에그타르트 공장같이 끊임없이 에그타르트가 구워지기 때문에 주문을 하면 에그타르트는 바로 나온다.
파스테이스 드 벨렘은 1837년 시작되어 현재까지 무려 5대째 이어지고 있는 포르투갈 전통의 에그타르트 가게이다. 포르투갈이 에그타르트로 유명해진 이유는 이 가게도 크게 한 몫 하는데, 에그타르트의 원조가 바로 이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곳의 에그타르트 레시피는 사장과 제빵사 2명밖에 모를 정도로 제조 과정은 전 세계인들에게 비밀이라고 한다.
에그타르트를 주문하면 금방 따뜻한 에그타르트가 내 테이블 위에 펼쳐진다.
포르투갈어로 '나타(Nata)'라고 불리는 에그타르트는 겹겹이 쌓아 올린 툭하면 부숴질 것 같은 페이스트리 위에 설탕을 뿌린 후, 토치로 설탕을 카라멜라이징 해 달달함을 가득 안겨주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우리가 한국에서 구매해 먹는 에그타르트는 겉 빵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지만, 이것은 홍콩식 에그타르트로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는 겉 빵이 단단하지 않고 겹쳐진 패이스트리로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에그트라트는 1개에 1.1유로였기에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다! 에그타르트의 원조격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생각까지!
그리고 맛은.. 너무나도 맛있었다!
정말 에그타르트를 위해 포르투갈 리스본에 온 이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테이블 옆에 시나몬 가루와 슈가파우더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원하는대로 뿌려 먹으면 된다. 나의 경우 하나는 오리지널로 먹어보고 하나는 슈가파우더, 하나는 시나몬만 왕창 뿌려 먹어보았는데 오리지널이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남은 에그타르트는 포장이 가능하기에 포장을 하는 것까지 완벽! 하지만, 에그타르트는 역시 가게에서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다.
역사가 묻어 있는 벨렝 탑과 발견 기념비
한가득 에그타르트로 배를 채운 후 벨렘지구 근처에 있는 벨렝탑 구경에 나섰다.
벨렝탑은 '테주강의 귀부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1515년부터 1521년까지 지어진 벨렝 탑은 과거 바스코 다 가마의 발견을 기념하기 위해 테주 강변에 세워진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이후 리스본을 보호하기 위해 요새의 역할을 하기도 하였고, 요새로 사용될 당시 지하에 위치한 정치범 수용소에는 반역을 저지를 것으로 의심받던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벨렝탑은 스페인 지배 하에 있던 시절부터 19세기초까지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는데, 이곳은 만조때가 되면 물이 차오르기 때문에 안에 갇힌 사람들은 만조때는 중앙에 있는 직사각형의 구멍으로만 숨을 쉬어야 했다고 한다.
벨렝탑에는 스페인 지배 당시 스페인에 저항하던 독립 운동가 등이 이곳에 갇혔으며, 전쟁의 위험이 사라진 이후에는 무역 상인들이 거쳐과는 세관의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벨렝탑은 요새의 역할 외에도 탐험가들이 항해를 가기 전 마지막으로 벨렝 탑을 바라보았고, 이후 다시 도착해서 벨렝탑을 바라보며 무사귀환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끔 만들어주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성 중앙에는 뱃사람, 탐험가 들의 무사귀환을 바라기 위한 성모 마리아상이 위치해 있다.
입장료를 낼 경우 벨렝탑에 오를 수 있는데, 탑에 오르면 벨렘 지구를 한눈에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벨렘 지구를 한눈에 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탑을 올라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 탑이 크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을 경우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
성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파도가 치며 물결이 차오르는 벨렝탑 주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곳은 충분히 여유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었다.
벨렘탑에서 다리가 있는 방향으로 걷다 보면 '발견 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리스본 발견 기념비는 포르투갈의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선원들과 후원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기념비로, 해양 왕 엔리케가 사망한 지 500주년이 되던 1960년대에 만들어졌다.
항해 중인 배 '카라벨'의 모양을 한 발견 기념비의 가까이에서는 수많은 인물들이 조각된 모습을 만날 수 있는데, 가까이 가면 뱃머리 가장 앞에 조각된 인물이 바로 해상왕 '엔리케'이며 이가 아폰수 5세부터 인도 항로를 개척한 바스코 다 가마다, 브라질을 발견한 페드로 알바르스 카브랄, 세계일주를 세계 최초로 한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랄, 최초로 남아공 희망봉을 탐험한 바르톨로메우 디아스 등이 조각되어 있다.
엔리케를 중심으로 당시 해양 선로를 개척하는 데 공을 세운 조각상들을 만날 수 있는 발견 기념비 뒤로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도 느낌이 비슷한 다리인 4.25 다리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4.25 다리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건축한 회사가 만든 다리라고 한다.
4.25 다리는 '카네이션 혁명'으로 알려진 1974년 4월 25일 혁명 소식을 들은 리스본 시민들이 혁명군 군인들의 소총에 카네이션을 달아 지지 의사를 표현한 무혈 혁명 이후로부터 4.25 다리라고 부른다.
평화롭게 마무리 된 무혈 혁명 이후 포르투갈은 매년 4월 25일을 '자유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가 끝나면 이 곳에서 한 달을 살아보겠어요.
벨렘 지구만을 돌아봤을 뿐인데도 하루가 벌써 순식간에 지나갔을 정도로 포르투갈 리스본을 하루동안 돌아보는 시간은 참 짧았다.
항구를 따라 유유자적 산책을 즐기기도하며, 24시간 동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교통권을 사용해 트램과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 시내를 구경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그타르트를 위해 도착해 있던 벨렘지구를 벗어나 바닷가에서부터 타고 시내로 향하던 노란색 트램 안에서는, 갑자기 트램의 창 밖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예뻐서 바로 하차해 트램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트램길을 따라 올라가는 내내 뒤를 돌면 보이던 리스본의 풍경들.
쭉 뻗어진 트램길과 언덕길 아래의 끝에는 보이는 푸른 바다.
리스본은 트램을 타고 여행하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하는데, 트램을 타고 내려서 괜히 걷다가 뒤를 딱 돌아본 순간 '아 이곳이 예쁜 곳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람들이 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한 달을 지내고, 포르투에서 한 달을 지내는 이유를 알 것 같은 느낌의 도시.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또다른 매력이 펼쳐진 포르투갈의 포르투와 같은 다른 아름다운 도시들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리스본에서의 짧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