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30일이다. 렌트카 계기판에 찍힌 그날의 온도는 섭씨 43도였다. 숨막히는 찜통 더위 속에, 우리는 에미리트몰 안에 있는 실내 스키장으로 향했다.
아래 사진의 구조물이 두바이 '에미리트몰(Mall of the Emirates)'이다. 두바이 분수쇼와 부르즈 칼리파로 유명한 복합쇼핑몰은 '두바이몰'로 다른 곳이다. 두바이에는 쇼핑과 오락을 겸비한 복합쇼핑몰이 여러 개 있다. 무더운 날씨에 외부 활동이 제한적이므로, 내부에서 A to Z을 위한 시설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실내스키장 스키두바이가 있는 에미리트몰이 아래 사진의 오른쪽 건물이다. 두바이의 여름은 살인적이다. 그냥 더운 수준이 아니라 외부에서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따갑다. 그래서 실내를 연결하는 내부 통로들이 많이 건설되어 있다.
몬트리올이 생각났다. 그곳은 너무 추워서 이 건물 저 건물이 지하로 연결되어, 왠만한 것을 다 처리할 수 있도록 건축물이 설계되어 지하에 어마어마한 공간이 구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더무 더워서 혹은 너무 추워서 인간은 그 환경에 맞는 시설을 만든다.
에미리트몰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곳은 2005년에 개장했다. 총 4층에 900개가 넘는 상점들이 입점해 있고, 주차는 7,000대 이상이 가능하다. 주차는 공짜이다. 두바이에서 좋은 점은 두바이몰이건, 에미리트몰이건 주차비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렌트카로 이동을 하지만, 에미리트몰 전철역 레드라인이 연결되어 있어 편리하다.
전철(Metro)로 가는 길과 카르푸르(Carrefour)로 가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두바이는 프랑스의 카르푸르 대형 마켓이 대세이다.
카르푸르 한 켠에 자리한 테이크아웃 및 스탠딩 테이블 관경이다.
걸어다니다가 이곳이 에미리트몰 돔을 촬영하기 적절한 스폿이라 여겨졌다. Mall of the Emirates라고 써 있어 증명도 된다^^
구경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우리의 목적인 스키 두바이를 찾아보기로 했다.
넓디넓은 쇼핑몰을 걷다 보니 프로모션 부스가 있었다. 코끼리가 노란 정장을 입고 노란 왕관을 쓰고 있는 인형이 맞이하는 곳인데, 두바이의 럭셔리한 건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DAMAC Live the luxury라고 써 있는데, 건물이 멋있다. 3개의 고층 건물에 상층부가 서로 이어져 있고,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다른 한 켠에는 우아한 곡선으로 휘감은 고층 건물 모형도 있었다. 다막(Damac)은 두바이의 도시 개발 회사이다. 레지던스도 있고 호텔도 있다. 두바이의 개발은 계속된다~
'스키두바이(Ski Dubai)' 팻말을 드디어 발견했다. 화살표를 잃어버리지 말고 쭉 따라가기로 했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한국에서 스키 두바이 방문 계획을 짤 때 스키 장비를 가지고 갈까 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어차피 내 것이 더 편하고, 스키 장비를 빌리는 값을 절약하겠지 해서였다. 그런데 만약에 가지고 왔다면 이 넓은 쇼핑몰을 장비를 낑낑거리며 들고 메고 가야 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표지판을 계속 따라가니 유리관이 보이고, 그 안에 흰 눈들이 보였다. 내부의 사람들은 모두 파카를 입고 있다. 사실 두바이 여름의 바깥 날씨는 따갑도록 더운 날씨이지만, 일단 건물에 들어오면 춥다. 그래서 긴 팔은 필수이다. 온도차가 극과 극이다.
스키장과 스노우파크는 유리 전면 창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주변으로 식당들과 의자들이 있어 안을 구경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일반 스키장 외에도 스노우 패스가 있어 어린이들이 썰매를 즐기거나,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스키장 내부에서 에미리트몰 창문을 바라본 광경이다. 위는 밖에서 아래는 스키장 내부 사진이다.
본격적으로 스키장 입장을 위한 입구로 진입한다.
가는 길목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즐비하다. 돈이 있으면 왠만하면 뭐든지 가능하다. 하고 싶은 것들을 실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시간에 250AED(한화 91,000원), 하루종일은 350AED(한화 약 126,000원)이다. 가격차이가 3만원이니 왠만하면 하루종일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는데, 기존에 다녀온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니 2시간이면 이곳을 즐기기 충분할 것이라는 조언에 따라 2시간 티켓을 샀다. 사실 가격은 생각보다 싸다. 왜냐하면 리프트 가격 + 스키복 + 스키부츠 + 스키 플레이트까지 포함된 가격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키 장갑과 헬멧 혹은 모자, 그리고 스키복 속에 입는 미들러와 속바지를 가져오면 된다.
옷과 신발의 사이즈대로 장비를 받아서 탈의실로 향했다.
스키들이 보이고, 정말 스키장인가보다.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막 한가운데 성립한 도시 안에서 외부 온도 40도가 넘는 곳에서의 스키장을 경험한다는 측면이 크다.
눈썰매와 여러 놀이기구들이 있는 스노우파크 입구이다. 어린이와 부모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장비를 갖추고 스키장에 입장하여 리프트에 올라 가는 중이다. 천장까지 총 85M라고 한다. 다소 답답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희한했다.
의자 리프트 외에도 토우바(Tow Bar)가 있다. 아래 사진엥서 왼쪽 끝을 보면 스키복 가랑이 사이에 후크를 걸고 오르는 기계를 말한다. 일본에서도 경험했ㄷ. 저것도 재미있다. 자세를 잘못하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위험하진 않다.
총길이는 약 400m이다. 실외 스키장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한국 스키장과 캐나다 미국 유럽 스키장과의 차이를 생각하면 한국도 애기 수준이다^^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400m로 길이가 짧고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서 2시간을 계속 타게 되므로, 하루종일 티켓보다는 2시간권을 추천한다. 처음에 더울 줄 알고 속에 옷을 덜 입었다가, 나중에는 추웠다는^^ 생각해 보면 그래도 눈인데, 눈은 영하에 유지된다. 일년내내 스키장 내부는 영하1도~영상2도 사이를 유지한다고 한다.
100% 인공눈으로 만들어진 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에 항상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서 기계로 눈 뿌리는 경우 무지하게 많다.
아래 사진 왼쪽 상부를 보면 붉은색 초록색 롱 패딩을 입고 리프트를 탄 4명의 여성들이 보인다. 스키를 착용하고 있지는 않다. 관광 차원에서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것이다.
스키를 다 타고 나가다 보니 비닐공 놀이기구가 보였다.
아래 유리공 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언덕 아래로 구르는 놀이이다.
스키를 타고 나와 아래의 식당으로 밥먹으로 갔다. 치즈케잌들이 진열되어 있는, 치즈케잌팩토리이다. 두바이는 모든 유명한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도 아직 입점하지 못한 이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치즈케잌팩토리 레스토랑은 스키 두바이를 사이에 두고 있다. 스테이크, 버거, 스파게티 등등 많은 메뉴가 있다. 레스토랑 제목처럼 치크케잌만 있지 않다. 유의할 점은 양이 많아서 나중에 디저트로 케잌을 먹지 못할 수 있으니, 메인 디쉬를 주문할 때 유의해야 한다.
더운 곳에서는 추운 곳의 놀이를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나에게 스키 두바이와 같은 시설은 긍정적이다. 물론 부정적인 포인트도 얼마든지 있다. 꼭 그렇게 돈을 억수로 들여서 만들어 전기를 돌려야 겠냐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