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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여행지 스탬프

화개정원

인천광역시 > 강화군 > 교동면

by 바타사 2023-09-18 조회 764 0

왕족들의 유배지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강화도 북서쪽에 자리한 교동도는 교동대교로 연결되어 있어 현재는 자유로운 차량 통행이 가능하지만, 2014년 다리가 개통되기 이전까지는 섬까지의 이동 수단이 여의찮아 시간이 멈춘 곳처럼 여겨졌다.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는 흡사 내륙처럼 느껴지는데, 막상 다리를 건너 교동도 중심으로 파고들수록 섬 특유의 풍경을 만난다.

북한과의 거리가 불과 2.6km에 불과한 이곳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이기에 차량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해병대 검문소를 지나야 한다. 차 안에 앉아서 검문소 옆에 비치된 큐알(QR) 코드로 접속해 인적 사항과 차량번호, 탑승 인원을 입력하면 온라인 당일 출입증이 발급된다. 일행 중 한 명만 대표로 발급받으면 된다.

교동도 중심부에 위치한 화개산은 산의 형태가 솥뚜껑을 덮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섬에서 제일 높은 화개산의 정상 높이는 약 260m 정도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주변에 막힌 곳이 없어 정상에서 교동 평야와 북한 지역이 보이고 석모도와 주문도 등 주변 작은 섬까지 두루 볼 수 있다.

교동도는 고려시대 때부터 왕족들의 유배지였는데, 우리에게는 연산군의 유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고, 전쟁 이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 고향의 연백시장을 본떠 대룡시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과거 아픈 상처만 켜켜이 머물러 있는 곳도 아니다. 교동도는 행정안전부에서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가을 섬(2023)’으로 선정될 만큼 수려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데, 2023년 5월, 교동도 중심에 조성된 화개정원도 그중 하나다.

화개정원은 화개산 주변에 조성된 휴식형 가족 공원이다.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꽃과 식물을 따라 산책로를 꾸몄다. 물, 역사·문화, 평화, 추억, 치유의 정원 등 5개의 테마 공원과 석가산(돌을 쌓아 만든 산과 분수), 물과 폭포, 암석원이 있으며, 계절에 맞춰 옷을 갈아입는 정원의 모습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14만 평이 넘는 정원 공간이므로, 모두 둘러보려면 2시간 정도는 족히 걸린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에도 제격인 곳이다.

#5색 테마정원(화개정원 누리집 참고)

_ 역사·문화 정원: 화개산성, 교동읍성, 연산군 유배지 등 주변 역사 자원과 연계한 전통 정원

_ 추억의 정원: 고향 땅의 시골 풍경을 담아 정취를 느끼는 향수 정원

_ 평화의 정원: 5km 앞 고향 땅을 다시 찾는 밝은 미래와 희망을 담은 주제 정원

_ 치유의 정원: 사람에게 유용한 수목과 식물재료를 이용한 힐링 정원

_ 물의 정원: 고구저수지, 난정저수지의 식생 및 경관 요소를 반영한 물의 순환과 연출을 통하여 자연을 정화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곳

아무 생각 없이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솥뚜껑을 덮어 놓은 지형에 착안한 ‘화개정원 솥뚜껑 투어길 스탬프 투어’ 미션에 참여해 보는 것도 괜찮다. 화개정원 안에 있는 8개의 솥뚜껑에서 스탬프를 찍어 솥뚜껑 조각을 완성하면 관광안내소에서 경품(8개 중 6개 이상의 스탬프,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재미까지 안겨준다.

입구를 지나 첫 번째 솥뚜껑 조형물 주변에는 연산군 유배지가 있다. 1506년 9월부터 11월까지 연산군이 유배했던 모습을 재현한 곳으로, 소달구지를 타고 유배 왔던 연산군 모습부터 집 주변을 가시나무로 둘러쳐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위리안치 현장까지 볼 수 있다. 중종 반정으로 폐위된 연산군이 1506년에 최후를 맞이한 곳이라고 생각하니, 자전거를 타며 손님을 맞이하는 조형물의 손짓과 웃음이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물멍 zone, 놀멍쉬멍 zone, 북한멍 zone, 논멍 zone 등 멍때리기 좋은 장소를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에는 선베드, 해먹 등에서 쉬어도 좋다.

화개산 정상의 전망대는 스카이워크형으로 만들어졌다. 강화군 군조인 저어새의 긴 부리와 두 눈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날씨가 좋은 날에 전망대에 서면 예성강을 따라 자리한 연백평야와 서해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지붕이 없어 오히려 더 가슴이 웅장해지는 장소다.

화개산 전망대까지는 모노레일을 타는 방법과 걸어서 가는 방법이 있다. 승강장에서 모노레일을 타면 2km 거리를 약 20분 만에 오를 수 있고, 걸어서 간다면 30~40분 정도 걸린다. 산을 비스듬히 깎아 만든 정원이므로, 은근히 경사로 된 곳이 많다. 걷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올라갈 때는 모노레일을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지그재그로 연결된 산책로를 이용하면 두 배의 재미를 즐기는 방법이다. 모노레일의 탑승 인원은 9명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