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의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제20화 - 퍼핀의 낙원, 보르가르피외르디르 에이스트리
Episode 20 - Borgarfjörður eystri, The Heaven for Puffins
아이슬란드
TOMO의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Episode 20 - Borgarfjörður eystri, The Heaven for Puffins
아이슬란드
퍼핀을 만나는 작은 마을, 보르가르피외르디르 에이스트리
이스트피오르드 탐방 시작
아이슬란드 동부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바로 피오르드다. 대부분이 잘 포장되어 있는 도로고, 경제가 알루미늄 제련 회사인 알코아 (Alcoa)에 의해 돌아가는 지역이지만 이스트피오르드 (Eastfjords)는 여전히 오지인 지역이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산들과 산 아래 위치한 작은 어촌 마을이 주는 분위기는 여전히 한가하고 아름답다.
이스트피오르드에는 등산을 즐길수있는 탐방로가 많으며, 카약을 타고 먼 바다로 나갈 수도 있으며, 수천 마리의 바닷새들이 절벽을 따라 둥지를 만든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가장 멋진 피오르드 대회가 있다면 어떤 곳을 우승자로 꼽을지 어렵다. 보르가르피외르뒤르 (Borgarfjörður)는 유문암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등산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세이디스피외르뒤르 (Seyðisfjörður)는 보헤미안적인 분위기를 뽐내고 있다. 뫼이피외르뒤르 (Mjóifjörður)는 폭포로 가득하며, 네스카웁스타뒤르 (Neskaupstaður)는 피오르드에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고래를 볼 수 있다. 마을마다 각양각색의 특징이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마을을 선택하면 된다.
링로드를 따라 가면 방문할 수 있는 작은 마을로는 레이다르피외르뒤르 (Reyðarfjörður), 파스크루드스피외르뒤르 (Fáskrúðsfjörður), 스토다바르피외르뒤르 (Stöðvarfjörður)가 있다.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20 - 보르가르피외르디르 에이스트리 (Borgarfjörður eystri)
보르가르피외르디르 에이스트리는 130명 정도 거주하고 있는 아이슬란드 동부의 작은 피오르드다. 가장 큰 마을은 바카게르디 (Bakkagerdi)이며, 아름다운 자연 풍광으로 유명하다.
바카게르디의 주요 산업은 양 목장, 어업, 생선 가공 등이며, 관광업도 있지만 여름에만 활발하다.
보르가르피외르디르 에이스트리 지역을 등산하는 것이 인기가 있으며 수많은 탐방로가 이용 가능하다. 가장 잘 알려진 등산로는 "거대한 기암괴석"이라는 뜻을 가진 스토루르드 (Stórurð)를 넘어가는 것이다. 피오르드 남부에는 유문암질의 산이 대부분이지만, 피오르드 북쪽 산은 현무암질이다. 조류 관찰 또한 인기가 있으며, 엄청난 수의 퍼핀이 서식하고 있다. 엘프가 이 곳에 살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아이슬란드의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인 요하네스 캬르발 (Johannes Kjarval)이 이 지역에서 자랐으며, 마을 곳곳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레이캬비크의 캬르발사픈 박물관 (Kjarvalssafn museum)으로 가면 그의 작품을 더 만나볼 수 있다. 바카게르디 교회의 제단 또한 캬르발이 만든 것이다.
2005년부터 브래드슬란 음악 축제가 6월에 보르가르피외르뒤르 에이스트리에서 열린다. 2010년에는 돋보이는 지역 축제에게 주는 에이라로스 상 (Eyrarros award)을 받기도 했다. 몬스터와 멘 (Monsters and Men), 벨레 & 세바스티안 (Belle & Sebastian), 무기슨 (Mugison), 에밀리아나 토리니 (Emiliana Torrini), 대미언 라이스 (Damien Rice)가 이 축제에서 연주한 유명한 음악가다.
퍼핀의 천국에 가다
후세이에서 말타기 투어를 즐긴 뒤 향한 곳은 보르가르피외르뒤르 에이스트리 (Borgarfjörður eystri) 마을이다. 보르가르피외르뒤르 에이스트리는 한쪽에는 유문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있고 다른 한 쪽에는 디르푈 (Dyrfjöll) 산맥이 있는 환상적인 자연풍경 속에 있는 마을이다. 이런 조건 속에서 산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러 오곤 한다. 바카게르디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마을 자체로는 특별한 것이 없지만, 유목 조각, 숨어있는 엘프, 시끄럽게 울어대는 새들은 마을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슬란드에서 퍼핀을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투어를 끝낸 시간이 12시고, 후세이에서 보르가르피외르뒤르 에이스트리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였기 때문에 얼른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했다. 마을의 규모 답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블라뵈르그 게스트하우스 (Blábjörg Guesthouse)에 딸려 있는 식당인 프리스티클레핀 (Frystiklefinn) 밖에 없었다. 하나밖에 없는 식당 치고는 나름 분위기도 좋고 메뉴도 다양하다. 아이슬란드 전통 음식인 플로크피스쿠르 (plokkfiskur)부터 시작해 치킨 버거도 먹을 수 있으며, 오늘의 요리와 맛있는 디저트도 있다. 겨울에 보르가르피외르뒤르 에이스트리에 이 식당에 오면 운영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마을을 한 바퀴 둘러 보았다. 눈에 띄는 건물 중 하나는 린다르바키 (Lindarbakki)로, 1899년에 지어진 빨간 건물이다. 평범한 집인데도 이 곳이 돋보이는 이유는 초록색 잔디로 덮여있고, 조그만 창문 몇 개와 두 개의 거대한 사슴뿔이 튀어나와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원래는 내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소정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마을의 또 다른 상징은 바카게르디스키르캬 (Bakkagerðiskirkja) 교회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잘 알려진 화가인 요하네스 스베인슨 캬르발 (Jóhannes Sveinsson Kjarval, 1885-1972)이 지은 건물로, 그는 보르가르피외르뒤르 에이스트리와 그 주변환경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교회 안에는 그가 만든 제단에는 산상수훈 (The Sermon on the Mount)가 그려져 있다. 디르푈 (Dyrfjöll) 산을 배경으로 알파보르그 (Álfaborg) 언덕에서 설교하는 예수님의 모습이다.
다음으로 간 곳이 마을의 상징이자 우리가 이 마을에 온 이유인 하프나홀미 (Hafnarhólmi)다. 교회에서 5㎞ 정도 동쪽으로 향하면 멋진 항구가 나오며, 항구와 부두로 연결된 작은 섬인 하프나홀미가 나온다. 바위로 이루어진 작은 섬에 도대체 뭐가 있냐 싶지만, 가까이 가보면 섬 전체가 온통 퍼핀들로 뒤덮여 있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퍼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굳이 전망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계단 바로 옆에서 사람의 존재는 신경도 쓰지 않는 퍼핀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퍼핀은 4월 중순에 하프나홀미에 도착해 8월 초순에서 중순 사이에 이 섬을 떠난다. 세가락갈매기, 풀마 갈매기, 참솜깃오리 같은 새는 좀 더 오래 머문다고 한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환상적이다. 스티키스홀무르에서 바이킹 스시 투어를 하면서 봤던 퍼핀과는 차원이 달랐다. 당시에도 퍼핀을 가까이서 보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을 했지만, 하프나홀피의 퍼핀의 서식지는 규모 자체가 달랐다. 섬 위에서 한가롭게 쉬는 퍼핀, 그리고 바다에 가서 물고기를 잡는 퍼핀 등 모두가 제 할 일을 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가장 신기했던 건 사람이 가까이 있어도 두려워하는 모습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눈을 말똥말똥 뜨고 서 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계속해서 셔터를 누르면서 사진으로 담을 수 밖에 없었다. 원래 30분 정도 퍼핀을 관찰하려 했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 신기해 1시간이 넘게 하프나홀미에 있었다.
마을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알파보르그에 들렀다. 알파보르그는 엘프 바위로 불리는 곳으로 캠핑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작은 언덕이다. 지역민들은 아이슬란드 엘프 여왕이 이 곳에 살았다고 믿고 있다. 언덕 꼭대기에 올라서면 주변을 둘러싼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멋진 풍경을 보면서 보르가르 피외르뒤르 에이스트리를 떠나는 아쉬움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