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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샤모니에서 소개할 장소는 조금은 특이한 곳이다. 먼저 장소를 소개하기 전에 간단히 말하자면 몽블랑 멀티패스를 구매했고, 24시간권이다보니 어딘가에는 써야겠는데 갈만한 곳이 없을 때 추천하고 싶다. 그러니까 크게 시간을 소요하지 않으면서도 샤모니만의 특이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매번 그렇듯 이곳 또한 샤모니 근교에 위치한 곳으로 지난번에 소개했던 호수 주변인 Les Gaillands을 지나 Les Bossons(이하 보쏭)라는 마을로 가야한다. 이전에 말했다시피 샤모니에서 숙박을 할 경우 무료 교통 카드를 얻을 수 있었고, 레 우슈(Les Houches)로 가는 버스를 타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구글 지도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보쏭을 가기 위한 마을 정류장 이름은 Les Montquarts이며 정류장에서 내려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이름은 Glacier des Bossons chair lift가 된다. 목적지의 이름에서 알다시피 이번에도 보고자 하는 건 빙하였다.
마을을 따라 걷다보면 아주 소규모의 체어 리프트를 만나게 된다. 기존의 다른 케이블카나 리프트에 비해 노후한 느낌이 드는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장소가 협소해서 그런지 다른 곳에 비해 사람들도 적었고, 딱히 긴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탈 수 있었다.
리프트를 타고는 소소한 언덕을 조금씩 올라간다. 재밌는 점은 마을의 지난다는 점이었는데 때로는 언덕과 나무 사이로 아주 가깝게 올라갈 때가 있었다. 이 리프트는 약 300미터의 고도를 올려 한 산장을 앞둔 곳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길은 두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아이와 함께 오거나 소소한 마음으로 이곳을 찾은 사람은 보쏭 빙하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한 산장 겸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꽃과 자연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진 산장이 보쏭의 상징 중 하나다. 이름은 LES BOSSONS GLACIER CHALET으로 이름 그대로 보쏭 빙하의 집으로 말할 수 있다.
넓은 펼쳐진 야외 식당 뒤로는 보쏭 빙하가 펼쳐지는 곳이었고, 큰 어려움 없이 빙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메리트가 있던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반려견을 데리고 오거나 아이들과 함께 찾아와 커피를 마시거나 점심을 먹는 등 각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비록 날씨는 흐리지만 큰 노력 없이 이렇게 가까이서 빙하를 볼 수 있다니. 사실 이 보쏭 빙하는 몽블랑 정상에서부터 약 해발 1180미터까지 폭포를 따라 일직선으로 내려오면서 빙하가 많은 알프스에서도 가장 낮은 곳까지 흐르는 빙하로 알려져 있다. 약 3670미터의 수직 낙하하는 빙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빙하 조각 중 하나며 빙하가 정상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한 조각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고도가 낮아 식당이 자리잡고 알록달록 꽃이 함께하는 전망대와도 같은 식당. 기존의 다른 명성이 자자한 곳에 비하면 굉장히 소소한 풍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장 쉽게 가장 큰 빙하를 본다는 건 분명 특별한 매력이 분명했다. 흐린 날씨가 아쉽긴 했지만 다행이 산 정상같은 봉우리가 아니라 내려온 빙하를 보기 위해 왔다보니 마음도 편해졌다. 커피를 마시며 빙하를 바라보던 중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다들 처마 밑으로 피해 다시금 이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비가 잦아 들었을 때 가까운 빙하 전망대를 찾아가기로 했다. 재밌는 점은 이 길에서 다양한 비행기의 잔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몽블랑에서는 빙해기 추락 사고가 있었는데 에어 인디아 비행기가 몽블랑에 충돌하여 추락한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사망자가 전원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잔해는 그대로 산에 위치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잔해들이 빙하가 녹고 흘러내림과 동시에 보송 빙하 주변으로 하나 둘 다시금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그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이러한 사실에 대한 안내판과 물품들이 하나 둘 전시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식당이자 산장인 곳에서 위에 위치한 전망대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짧은 편이다. 물론 날씨의 차이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만약 날씨가 좋았다면 위에 봉우리도 보여 뭔가 달랐을테니 말이다.
나와 아내는 이번에 보쏭 빙하를 이 전망대와 산장에서만 보는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원래의 계획에는 이곳에서 또 다른 하이킹을 할 예정이었으나, 날씨 운도 좋지 않았고 이전에 아흐정띠에흐에서 빙하 트레킹을 했던 이후 때문이기도 했다.
보쏭은 산장에서 쉽게 바라보는 알프스에서 가장 낮은 빙하로 유명하지만, La junction(이하 라 정션)을 목적지로한 하이킹 코스도 유명하다. 체어 리프트를 타고 도착한 산장에서부터 대략 왕복 6~7시간을 소요하고 온전히 고도를 올랐다가 내려오는 코스다. 그만큼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가장 가까운 빙하라는 보쏭 빙하를 더 크고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라 정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보쏭 빙하와 타코나즈 빙하가 만는 곳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라 정션이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이곳 보쏭 빙하는 몽블랑에서부터 내려오며, 라 정션을 통해 1786년 자크 발마와 미셀 가브리엘 파카르가 몽블랑을 최초 등정한 것이다. 보쏭 빙하를 지난 후 그랑 뮈레 빙하로 이동해 몽블랑 정상 등반까지 이어간 것이다.
비록 그 시절에 비해 빙하는 많이 후퇴하였고, 더 이상 등반은 이곳이 아닌 에귀 디 미디에서 이어가지만 그럼에도 소소한 매력이 있는 보쏭이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거나 충분할 경우에 가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