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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이전의 여행기에서 말했던 몽블랑 패스를 통해 갈 수 있는 곳은 왠만하면 다 가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이왕이면 시간을 많이는 소요하지 않되 풍경이 좋은 곳들을 우선하게 되었고, 조금은 비슷하지만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면 갈만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렇게 가게 된 곳이 La Flégère(이하 라 플레제르)다.
라 플레제르는 굳이 지역으로 따지자면 샤모니 마을의 경계에 있는 les praz로 위치적으로는 샤모니의 동북쪽에 위치해 있다. 샤모니의 버스 중에는 이곳을 종점으로한 경우가 있으니 확인 후 버스를 타면 좋다. 위치적으로는 샤모니에서도 외곽이라 관광 중심지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라 플레제르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케이블 카를 타고 한번에 이동이 가능하다.
라 플레제르는 지난 브레방처럼 처음부터 전망이 좋은 전망대라기보다는 산 위에 위치한 케이블카 정거장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샤모니의 주변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다보니 마치 전망대처럼 주변을 아우르는 풍경이 있기에 하나의 전망대로서의 역할도 하는 것이다.
라 플레제르에 내리면 좌측에 또 다른 케이블카를 만날 수 있다. 정확하게는 케이블카가 아닌 체어 리프트로 스키 리조트의 리프트와 같은 형태라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체어 리프트는 보통 동계 스포츠인 스키와 스노우 보드를 타는 동계 시즌에 운영되는 편이지만, 이렇게 여름 시즌에도 운영되는 몇 개의 리프트는 그만큼의 매력 혹은 목적을 가지고 운영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 리프트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은 L’index(이하 앙덱스)다.
라 플레제르가 해발고도 1894미터에 위치해 있다면 앙덱스는 해발고도 2396미터로 꽤나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는 편이다. 아쉽게도 날씨가 흐린 편이라 조금 쌀쌀했기 때문에 라 플레제르를 지나 먼저 앙덱스부터 보기로 했다.
체어 리프트의 매력은 케이블카와 달리 주변의 풍경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은 역시 날씨. 하지만 높은 고도의 매력은 다르기에 어쨌든 기대를 품고 앙덱스로 이동했다. 라 플레제르가 초록빛이었다면 앙덱스부터의 해발고도는 수목한계선이 지나서인지 풍경 자체가 조금은황량하고 돌 위주의 풍경이 나타났다. 그러한 풍경 때문인지 궂은 날씨임에도 암벽 등반을 나섰던 사람들의 마주칠 수 있었다. 여기서 브레방으로 이어가는 하이킹 루트도 있었는데, 이는 뚜르 드 몽블랑처럼 이어갈 수도 있고, 여기가 아닌 라 플레제르에서 이어가는 루트도 있다.
앙덱스에서 바라본 여러 루트들. 여기에 길이 있나 싶으면서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길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플레제르까지는 걸어서 1시간!
아쉽게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고, 높은 해발고도와 햇빛 하나 없는 날씨가 예상보다 훨씬 춥게 만들었다. 결국, 이 주변을 더 이상은 둘러보지 않고, 라 플레제르도 내려가게 되었다. 체어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며 바라보는 몽블랑 산군. 날씨가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겨났다.
라 플레제르에 내려와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에는 식당도 있고, 커피나 간단한 간식들 위주로 파는 휴게소 같은 매점도 있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뜻이기도 했다. 심지어 밑에는 인공 호수가 하나 있었고, 라 플레제르 뒷편에는 작은 산장도 하나 있었다.
사실 이 라 플레제르는 풍경도 좋지만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일단 주변에 즐길거리로 등반 루트도 있으며, 자체 셀프 빌레이를 통한 셀프 등반인 비아 페라타 한 코스도 있다. 샤모니 주변에 있는 가장 접근성이 좋은 비아 페라타며 관련 여행사 프로그램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가장 유명한건 역시 하이킹이다. 아마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이 라 플레제르에 오는 이유는 십중팔구 락 블랑 때문이다. 락 블랑이라는 이름은 lac이 호수, 블랑은 하얀의 뜻으로 그만큼 투명한 호수라는 뜻이다. 샤모니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하이킹 코스로 그 호수에 비친 몽블랑 산군이 대표적인 이미지로 홍보자료에 쓰이고 있다.
비교적 짧은 하이킹 코스에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락 블랑(lac blanc)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데 이전에 놓은 고도인 앙덱스에서 출발해 라 플레제르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라 플레제르에서 원점 회귀 형식으로 하이킹하는 이들도 많았다.
아까 말했다시피 이곳은 산장도 있었는데 다 이유가 있다. 이 플레제르 자체가 몽블랑 산군을 한바퀴 도는 뚜르 드 몽블랑을 할 때 지나가는 코스기도 했다. 물론, 이 뚜르 드 몽블랑이 정규 루트가 있냐고 하기엔 살짝 애매한 감이 있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하기로 하자.
락 블랑을 더불어 Lacs des Chéserys 라는 곳도 있다. 락 블랑에 비하면 작은 호수지만 그만큼 덜 붐비면서도 몽블랑 산군을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이 락 블랑이 유명세를 통해 방문한다면 조용히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나와 아내는 뚜르 드 몽블랑을 걸으면서 이 호수를 지나게 되었으니 추후 뚜르 드 몽블랑 여행기에서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라 플레제르를 소개하면서 굳이 계속 뚜르 드 몽블랑을 소개한 이유가 있다. 이곳에 위치한 인공호수에서 백패킹을 하는 이들도 있었고, 산장이 있는 이유도 이 뚜르 드 몽블랑을 지나는 코스였기 때문이다.
만약 락 블랑 호수 하이킹 계획이 없다면 이 라 플레제르와 앙덱스는 조금 애매한 장소가 아닐까 싶다. 만약 하이킹을 진행한다면 적어도 5시간 이상은 소요될 예정이니 사실상 반나절을 소모하게 된다. 그만큼 멀티패스로 다른 곳을 갈 시간도 줄어드는 만큼, 여행 정보를 찾아보고 일정에 추가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