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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IKE
KUCUK CAKIL BEACH
KAPUTAS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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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
짧았던 안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그리스로 넘어가기 위해 페티예로 향했다. 안탈리아에서 페티예로 향하는 길. 지중해의 바다가 펼쳐지는 해안 도로는 드라이브를 하는 내내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안탈리아와 다르게 맑았던 하늘, 푸르다 못해 파란 바다. 윤슬로 눈부셨던 지중해는 낭만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차를 몰고 곧장 페티예로 향하는 것은 지중해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발이 닿는 곳에 차를 멈추어 눈부신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고스란히 만끽했다.
무려 M이 세 개 'MMMIGROS
튀르키예를 여행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마트가 있다. 미그로스라는 이름을 지닌 이 마트는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마트로서 여행을 한다면 꼭 한 번 방문할 장소기도 하다. 보통 미그로스는 크기에 따라 M의 개수가 늘어난다. 이것 또한 꽤나 재밌는 요소. 보통의 미그로스는 M이 두 개 정도까지가 기본인데, 여행을 하다 M이 세 개인 미그로스를 발견했다. 들러보지 않을 수 없었던 나는 곧장 미x3그로스에 주차를 하고, 마트로 향했다. 규모가 큰 미그로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마트 정도의 크기보다는 작았다. 하지만, 보통 육류만 취급하는 미x2그로스와는 다르게 연어와 같은 수산물들을 취급했다.
피니케의 풍경
페티예로 향하는 길엔 다양한 해변들이 존재한다. 그중 세 개의 해변을 만났고, 첫 번째로 피니케를 만났다. 아기자기한 놀이동산이 있고, 귀여운 오렌지 모양의 동상이 세워진 피니케. 후에 만날 해변보다 넓고, 많은 사람이 즐기기에 좋지만, 뒤에 나올 두 해변보다는 임팩트가 크진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 나는 대한민국의 여느 해수욕장과 다르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바다의 모양은 해운대와 비슷했고, 양양의 해변과 비슷했다. 백사장이기보단, 짙은 모래사장에 가까운 피니케. 이곳은 잠시 들르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피니케에서 다음 목적지인 큐축차클 해변으로 향했다. 이름마저 어렵고, 난해했던 큐축차클.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눈에 담기는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포스터와 같았다. 피니케와는 조금 다른, 휴양지를 상상했을 때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모습 그대로가 이곳 큐축차클에 있었다. 쨍한 파란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드라이브 코스. 렌터카로 여행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경험하지 못할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큐축차클은 옆이란다
이곳 큐축차클에선 약간의 헤프닝이 있다. 구글맵이 안내하는 곳에 차를 대고 큐축차클을 찾았던 나는 마트에서 구매해 벌컥벌컥 마셨던 제로콜라가 신호를 보내는 것을 느꼈다. 해변은 보이지 않고, 배만 보이던 큐축차클. 한계에 다다랐던 나는 아무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밀가루 반죽 40겹을 쌓아 올려 버터와 설탕 시럽으로 버무려 먹는 이스탄불의 전통 디저트인 바클라바를 하나 구매한 뒤,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한국으로 따지면 탕후루와 비슷한 단맛을 지녔던 바클라바. 시간이 많지 않았던 나는 조금은 급하게 디저트를 먹은 뒤, 직원에게 해변의 위치를 물었다.
큐축차클은 입구에 있는 작은 해변이야
친절했던 직원은 큐축차클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었다. 이미 입구에서 만났던 작은 해변 큐축차클. 심지어 그 옆에는 화장실도 있었다. 디저트 값을 지불하고, 다녀왔던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고, 시간도 아낄 수 있었지만, 바클라바를 맛봤다는 것에 그냥 괜찮다 위로했다. 작은 풀숲을 지나 마주한 해변. 그곳의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큐축차클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모습. 안탈리아에서 만났던 여유가 이곳 해변에 있었다.
두 번째 큐축차클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뒤, 마지막 목적지인 카푸타쉬 해변으로 향했다. 해변으로 가는 길은 맑은 하늘은 온데간데없고, 흐린 하늘만이 존재했다. 조금은 불안했던 도로. 그 불안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각화됐다. 도로엔 큰 사고가 났는지 차들이 정차한 상태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할 예상 시간보다 30분을 소비했다. 물론, 너무나도 큰 사고기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진 것보다 사고 난 사람들의 안위가 더 걱정되긴 했다.
낭만적인 공간 카푸타쉬 해변
세 해변 중 가장 인지도가 높고, 만나고 싶었던 해변 카푸타쉬. 이곳은 이미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낭만 그자체였다. 높은 절벽에서 100개는 족히 넘을 계단을 밟고 내려와 뽀얀 백사장을 만날 수 있는 카푸타쉬 해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했던 해변이 바로 이곳이라고 했다. 에페소에서도 클레오파트라의 흔적을 만났는데, 이곳에서도 클레오파트라의 흔적을 만나니 이제는 클레오파트라라는 사람이 조금은 편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냥 이제는 동네 누나와 같은 느낌. 물론 그만큼 아름다운 여행지기에 그런 이야기가 들리는 거겠지. 카푸타쉬 해변은 그만한 가치를 하고 있었다. 사진작가인 요시고가 이곳을 왔다면 정말 사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세 개의 해변을 만난 뒤 페티예에 도착했다. 다음 날이면 튀르키예를 떠나 그리스로 향한다. 마지막 목적지인 이스탄불이 남았지만, 벌써 튀르키예와 작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순간. 그만큼 튀르키예는 다양했고, 화려했고, 여행자가 좋아할 만한 모든 요소들을 지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