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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트래블 트러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스반타워가 있는 메스티아와 우쉬굴리로 간다.
겉만 벤츠인 불편한 낡은 미니버스 마슈르카는
작은 창자같이 꼬불꼬불한 산비탈을 달리며 내 속을 뒤집어놓는다.
다음 조지아여행에선 트빌리시출발 메스티아행 비행기( 퀸타마르 공항 )를 이용해야겠다.
하루 한번 운행이라 미리미리 예매해야한다.
휴게소 역할인 산장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풍광은 봐줄만했으나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아 무료하고,
커피는 맥도날드에서 미리 내려놓은 식은 커피 같았으나 한잔에 4,000원이나 한다.
집에서 담근 와인은 특별한 맛이 없고 그릇은 지저분한데 음식은 너무나 짜다.
미리 예약을 해놓지 않아서인지 30분 이상을 기다렸다.
우리가 들어온 후에도 여러 손님이 들어오는데 특별히 불만은 없는듯 하다.
휴게소에서 출발하고 새로운 공지사항이 있단다.
조지아 물가가 예상외로 올랐고, 참가자 여자가 빠지고 남자가 추가되어
성별대로 예약한 방 갯수에 차질이 생긴것이다.
여자 한두명이 남자와 자야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단다.
우린 처음보는 사람이 대부분으로 아직 친한 사이가 아니다.
부부나 연인이 없으니 동성끼리 자는 것 정도가 허용치다.
마슈르카가 좁으니 최대한 짐을 줄이라해서 트빌리시에 여유분을 놓고왔다.
속옷과 양말을 매일 빨아 침대 맡에 널고 잘 예정이었는데
여행 코디 역할을 이렇게 하면 안되지.
가뜩이나 멀미로 혼미한 상태에서 말인지 방구인지 언짢다.
사다리타기로 방을 결정하는데 머가 그리 신났는지 웃으며 남녀 혼숙할 술래를 정한다.
자신없는 사람은 개인 카톡 보내라는데 제기랄 유심이 터지지 않는다.
빙하가 흘러내리는 절경을 아슬아슬 지날 때
잠시 포토타임을 갖자고 누군가 건의한다.
간신히 편도인 절벽길이 너무 위험해서 안된단다.
그런데 드문드문 렌트카를 세워놓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보아라, 저 사람을!"이라는 듯 다시 쳐다보자 인솔자는
기사에게 잠시 머물러달라고 부탁한다.
내려보니 대한민국에서 볼 수 없는 참으로 장관이다.
빙하가 식힌 맑고 서늘한 공기는 생수같이 청량하고
초원에서 풀 뜯는 말과 소가 한가롭다.
기념사진 찍기 바쁜 일행과 어울려 인증샷 한두장 남기고
유별나보이지 않고싶어 '사다리타기에서 빼달라'는 말을
가만히 인솔자에게 전하고 차에 다시 오른다.
드디어, 드디어! 내장을 헤집는 버스에서 내려 흔들리지 않는 땅을 디딘다.
숙소는 나무로 된 예쁜 산장 '호텔 방구리아니'다.
약간 낡았지만 수 십명 수용 가능하고 메스티아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방 추첨은 농담이고 남여 분리 배정했으니 짐을 풀란다.
....그런 재미없는 농담하지말라고. 아마 혼숙이 무리라 생각되어 방을 하나 더 잡았나보다.
배정된 방 침대에 쓰러져 누워있으니 충전된다. 폰 배터리도 나도.
한 시간 쯤 지나 방을 바꿀수 있냐고 물어본다.
"문제없지요." 그런데 같은 방을 쓰게 된 일행이 화가 잔뜩 났다.
이제까지 바깥에 서 있었단다.
같은 방에 배정된 두 여인은 뷰가 맘에 들지않아 교체를 원했고
뷰에 상관없이 쉬길 원한 지친 연이님 의견은 뒤로 밀려난거다.
지대가 높은 메스티아에서도 고지대에 있는 방구리아니 호텔은
트빌리시보다 쌀쌀해서 걱정했는데,
호텔 주인아저씨가 간단한 영어로
금새 라지에이터가 들어와 후끈해질거라며 친근하게 웃었고 그 말은 맞았다.
호텔 이름은 어떤 산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명도 해준다.
숙소에서 준비한 식사는 보기좋고 맛있다.
특히 식당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경계탑 코쉬키 덕분에 동화나라에 온듯하다.
우쉬바 산맥으로 이어질 높다란 산에 구름이 걸렸다 해가 비쳤다한다.
스마트폰에 타임랩스 걸어 야경까지 담아보니 이 숙소는 아주 사랑스럽다.
그러나 다음날 우린 눈을 부라리며 소리치는 인종차별적 여주인의 모습에 당황한다.
안주인의 분노는 가루커피 때문이었다.
각 방마다 핫포트와 컵이 없었고, 커피나 물은 식당에서 공급된다 했기에
우린 지름길로 쓰이며 문을 열어놓은 식당 테이블 가루 커피를 맘대로 사용했다.
인솔자가 된다 했었고, 한국에선 있어도 잘 안먹는 인스턴트 커피 한 컵이다.
안주인에게 커피 한 봉지를 새로 사다주기로 했고,
식사 시간 이외엔 커피나 비치된 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의 의도치않은 무개념 행동은 배고픔 때문이다.
공동경비로 지불되어야할 점심을 각자 해결하고오란다.
오늘 하루 이 동네에 머물 예정인데 비가 내리고 갈곳이 마땅치 않다.
조를 나누어 각자 플랜은 짜고 저녁 식사때 만나자는데
딱히 이곳에 대한 정보가 없다.
우선 동네 관광안내소로 함께 걸어갔는데 운영하지 않는다.
아침식사 끝날무렵 구워져 나온 하차프리 빵 두조각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동네개들에게 던져줬다.
나중에 이것을 도시락이라했다. 난 못 들었는데..
아마 9시 넘어 아침 먹은것 같은데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
호프집에서 현지 맥주를 시켜 마신다.
밥으로 하차푸리 시킨 사람 덕분에 "역시 맛있지만 짜군."
하며 조지아 로컬 맥주로 입을 헹군다. 맥주 맛이 괜찮다.
구글 지도에 검색된 가볼만한곳 박물관은 공지와 달리 문 닫았고
비를 주륵주륵 맞으며 그냥 집에나 가자. 하루 쉬는것도 여행이다 하면서
걷고있는데 코쉬키 체험한다는 다른 조 이야기가 올라온다.
그럼 우리도 그거나 하고갈까? 그렇게 한바탕 하고오니 이른 저녁5시인데
예약은 오늘도 저녁8시란다.
식사시간 당길 수 없냐 했는데 안된다길래 각자 가방을 털어본다.
누룽지와 볶은 김치 등 비상식량이 나온다.
끓여먹을 포트와 식기가 없으니 식당에서 얻기로한다.
마침 어제 인스타 좋아하는 여자 직원분과 맞팔한 명희언니가 앞장선다.
내가 끓는물 얻어줄께. 아마 누룽지를 끓여줄지도 몰라.
"익스큐즈미, Can we get some hot water?"
계단을 내려가 지하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데
안주인이 달려오더니 눈을 부라리며 "Go out!!"하며 쫒아낸다.
트랜슬레이트 트랜슬레이트!! 하면서 우릴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주방으로 내려오지 말란다.
이해했고, 뜨거운 물을 가져다준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호텔에서 이게 그렇게 화낼일이야?
우린 당황해 식당에 앉아있다가 뜨거운 물 한컵을 화난 그녀에게서 얻었고
당뇨로 허기질까 염려되는 박샘까지 호출하여 누룽지와 멸치 등을 털어먹는다.
저녁 식사 후, 필요하면 가져가라며 포트 두개를 내어준다.
그중 하나는 망가졌다.
인솔자는 유럽 호텔은 원래 핫포트나 컵이 방에 비치되지 않는다고한다.
그 말에 나는 화가 발끈나서 "그건 아니거든요. 유럽에도 있거든요."하고
독일에서 머문 호텔 사진을 굳이 찾아내어 보여줬다.
따뜻하고 예쁜 호텔방구리아니는 그렇게 매력을 잃어버린다.
아무리 전망이 좋은들 굳이 여기를 다시 와야할까?
여기 아니어도 사진 몇장은 충분히 찍을 수 있는걸.
구글 검색하니 평점 좋은 메스티아 숙소가 잔뜩이다.
소심하지만 단호한 표현으로 구글 평점 별 하나를 주었다.
커피 값을 주기로 해서인지 다음날 안주인은 기분이 업되어
올리브를 서비스로 주었다고 생색낸다. 우린 그닥 필요치 않은 서비스다.
그리고 함께 인증샷을 찍고 싶다고 한다. 당연히 거절이다.
안주인의 행동은 우리 인솔자의 실수가 한몫 했으리라 본다.
커피를 마음대로 마셔도 된다고 했으니까. 참 .. 마음 불편한 여행이다.
구글 별점은 서비스업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안주인의 온전한 잘못이 아니므로 바꿔놓아야겠다.
5 Zugdidi-Jvari-Mestia-Lasdili, Mestia, 조지아
Hotel Banguriani
5 Zugdidi-Jvari-Mestia-Lasdili, Mestia , Georgia
995-596-112626
체크인 오후 02:00~ 체크아웃 오후 12:00
www.banguriani.com
HOTEL BANFURIANI 홈페이지 & 예약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