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여행 중 바투미 일정이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와 달리 유일한 바다인 흑해에 인접한 휴양도시다.
'수영복 챙겨야하나?' 싶었는데 5월 초 바투미는 바닷물에 들어가긴 춥다.
하지만 웃통 훌렁 벗고 요트타는 남자들은 있다.
여름엔 바투미, 겨울엔 카즈베기나 메스티아 스키 타러가면 좋다.
인천공항에서 조지아 수도인 트빌리시 공항에 내린다.
서울이 전국으로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인것처럼
트빌리시 역시 전국으로 잇는 교통망의 중심지라 조지아 여행은 트빌리시를 거점으로 움직이게된다.
트빌리시역에서 바투미행 기차를 탄다.
2층으로 된 기차는 안락하지만 인터넷 연결이 어렵다.
비행기라고 생각하고 책이나 볼만한 영화 준비하는 편이 좋다.
아니면 저녁에 자면서 이동하는 야간열차도 있다.
보람도 있다. 온 몸을 비비꼬며 버티다가 인터넷 공유해준 조지아 모델 라라를 사귀었다.
드디어 기차에서 내려 땅을 밟는다.
어서어서 난생 처음 보는 까만 바다를 보고싶다.
그러나, 비오는 날이라고는 해도 흑해는 까맣지 않고 파란편이다.
호객행위하는 조지아 택시 아저씨와 적절한 가격으로 흥정하고
바투미 숙소로 간다. 유쾌하게 가이드처럼 지나치는 곳을 설명한다.
우리가 묵는 곳은 신도시, 기차역은 바투미 구도시란다.
그리고 러시아 택시어플 맥심 쓰지말고 이왕이면 조지아 어플인 볼트를 쓰라고한다.
물가를 올리고 있는 러시아 자본에 대한 반감이 묻어난다.
숙소는 다행히 지친 몸을 던져놓기에 편안하다.
비록 복도 카펫이 쿰쿰한 냄새가 나지만 침구와 욕실은 깨끗하다.
그리고, 우릴 감탄하게 만든 바다뷰 전망. 도시와 반반 섞여 보여서 더 멋지다.
바다 해무가 몰려오는 호텔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 마신다.
식사 시간까지 두어시간 여유가 있어 바투미 보타닉가든에 들른다.
넷이서 택시 타고 이동하고 비용은 1/N 했다.
조지아 통화 단위는 라리. GEL이라고도 한다.
환율 계산은 대략 곱하기 500한다. 50갤이면 우리 돈 25,000원이다.
1갤이면 500원. 조지아 대부분 관광지 화장실이 한번에 500원씩 받는다.
계절을 못 맞춘 탓인지 바투미 식물원은 그닥 감동적이지않다.
인공적으로 꾸몄다기 보다는 자연림 분위기다.
이국적인 모습을 기대했나본데 조지아 식물은 우리나라와 반 정도는 비슷하다.
입구에서 조부모와 산책하는 예의바른 청년을 만난다.
우리네처럼 두 분은 어린 손자가 함께 걸어주는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하면서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동백꽃이 몇 개 남아있는데 제철에 오면 여수처럼 꽃 터널이 만들어지겠다.
15라리에 매와 사진 찍을 수 있다.
두명에 15라리로 흥정했는데 우리 이후에 온 가족들은 깎지 않고 찍는다.
잘 생긴 매님.
보타닉가든은 꽤 넓어서 제대로 걸으려면 두어시간 걸리겠는데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유원지답게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짚라인도 만들어놓았다.
젊은 커플들은 많이 타는데 우리는 생략.
토끼풀 꽃과 동백꽃으로 반지,팔찌 만들어본다.
정희 언니가 화환 만드는 시범을 보여서 꽃화환도 만들었다.
저녁 메뉴는 해산물이다.
이제껏 유제품과 빵, 고기를 주로 먹던 조지아 여행인데
비로소 흑해에서 잡아올린 생선을 먹을 수 있다.
피쉬마켓에서 생선을 사서 구워주는 상차림 식당으로 간다.
우리나라 통영이랄까? 싱싱한 생선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바다 바라보며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야외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가 아직은 저녁 바닷바람이 추워서 안에서 먹었다.
시내에 있는 숙소 바투미 호텔인 Hotel Batumi Inn 주변엔 마트나 상점이 늦게까지 영업한다.
마트에 들러 저녁에 먹을 술과 간식거리를 산다. 과일은 우리나라 만한 곳이 없는 듯하고,
역시 빵과 치즈는 다양하다.
깨끗한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니 피곤이 풀린다.
조식 먹고 바투미 시내 관광하러간다. 알리와니노 조형물이 있는 공원에 갈 예정이다.
바투미 호텔인 조식은 2층 레스토랑에 준비되어있다.
오늘도 빠지지 않는 넉넉한 요거트를 밥 대신 한 그릇 먹고
빵과 모닝 커피도 챙긴다.
우리가 온 조지아는 와인은 흔하고 미국 조지아처럼 커피는 흔하지 않다.
이 호텔에도 원두 커피가 아닌 알커피가 놓여있다. 풍미 좋은 커피가 그립다.
창가 자리에 앉으려했는데 빗물이 새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시설은 좀 낡았나보다.
아침 식사 후 바닷가 산책하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우리가 머문 호텔 바로 앞 아파트가 꽤 낡았다. 빨래가 칸마다 널려있는 것을 보아하니
사람들이 살고있는 집 같은데 새로 지은 쇼핑몰이나 카지노 등 빌딩과 대비된다.
조지아 바투미 현지인들은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더 가난해지고.
넉넉한 자본을 가지고 부동산을 사들이는 러시안이랄까 외부인은 더 부유해지는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곧 무너질 듯한 아파트와 세련된 빌딩이 혼재하는 바투미다.
관광객을 겨냥해 새로 지은 상업시설이 일자리 창출하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
이른 아침부터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거나 러닝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처음 오는 도시지만 길 잃거나 범죄 피해를 입을 만한 분위기가 아니라
해변을 따라 혼자 걸어본다.
그러다 좋은 커피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반가운 카페를 찾았다.
한 두번 결제에 실패했던 트래블카드를 꺼내서
승인이 되면 따뜻한 카페 라떼를 마시고 싶다고 번역기 돌려 전한다.
젊은 직원은 흔쾌히 카드를 먼저 긁고 사용가능하다며 커피를 내려준다.
조지아 바쿠미 라떼 커피 먹기 미션 성공.
뒤 따라 나온 친구들이 바닷가에서 사진 찍고 있다.
커피 한잔을 소중하게 나눠 마시고 나도 인증샷 찍기 거든다.
그리고 바투미 에서 유명한 알리와 니노 조형물이 있는 공원에 간다.
조지아 판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인데
20세기 초 무슬림 아제르바이잔 소년과 기독교 국가인 조지아 소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래서 두 남녀는 한참을 서성이다 잠시 만났다가 이내 각자의 길로 헤어진다.
대관람차와 전동 스쿠터, 4륜 자전거 등 속초에 온 듯한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나는 바투미 광장이다.
요트나 관람선 투어도 할 수 있다.
엄마를 도와 옥수수 파는 젊은 아이는 수줍게 웃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맛있다고 권한다.
소금은 괜찮다고 말하기 전에 이미 소금을 한 숟가락 얹어주는 바람에
이번에도 짜게 먹는다. 조지아 사람들은 빵이나 수프, 고기 전반적으로 짜게 먹는다.
해변에 가만 앉아 쉬거나 쇼핑몰에 들어가거나,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시간 보낼 수 있는 바투비 해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