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멍' 좋아하세요?
2020년 코로나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막히고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내에 캠핑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그때 ‘불멍’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됐는데, ‘불멍’은 말 그대로 불을 보면서 멍을 때리는 것입니다. 필자는 ‘불멍’ 이후에 ‘물멍’이란 단어도 자주 듣게 됐습니다. ‘물멍’도 말 그대로 물을 보면서 멍을 때리는 것입니다. 2024년 9월 입추가 지났음에도 30도 가까이 오르는 사방이 불에 타고 있는 듯한 이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물멍’하기 좋은 장소를 찾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눈이라도 좀 선선해지셨으면 합니다.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2024년 9월 여행기임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 물멍 성지
오늘 필자가 방문할 곳은 경기도 일산에 있습니다. 날씨 상관없이 시원하게 ‘물멍’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가니, 기분이 오묘합니다.
I 아쿠아플라넷 일산 매표소
바로 아쿠아플라넷 일산입니다.
주소 :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282 아쿠아플라넷 일산
운영 시간 : 매일 10:00 – 18:00 (입장마감: 17:00)
입장권 금액 : 33,000원(대/소인 공통)
아쿠아플라넷 일산 근처에는 3호선 주엽역이 있어서 지하철로도 오기 좋은 편입니다. 입장권 같은 경우, 네이버에서 사전 구매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결제 후 1시간 이후부터 사용할 수 있어서 도착 전에 미리 구매하면 좋습니다. 할인 혜택은 변경될 수 있으니, 가실 때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네이버 예매 시, 34%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I 아쿠아플라넷 일산
매표소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 입구로 가야 하는데, 티켓 확인 후 주차장 사전 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까먹을 수 있으니 미리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물멍’ 시간입니다.
I 가든 일
제일 처음으로 맞아주는 물고기는 이게 물고기인가 싶은 가든 일입니다. 가든 일은 바다에서 사는 작은 뱀장어류 생물로, 주로 모래 바닥에 모여 산다고 합니다. 몸의 대부분을 모래 속에 숨긴 채로 플랑크톤 같은 작은 먹이를 먹으며, 천적이 가까이 오면 재빨리 몸 전체를 모래 속으로 숨긴다고 합니다. 길이가 약 30~40cm이라고 하니 생각보다 굉장히 깊숙이 박혀 있네요.
I 두동가리돔과 세일핀탱
신기한 가든 일 옆으로 평소에 생각했던 물고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필자는 두 번째 수조를 지나자마자 세 번째 수조 앞에서 한참을 서 있게 됐는데요. 그 이유는 아래 이 친구 때문입니다.
I 라이언피시 한국어로는 쏠배감펭
한국어보다 영어가 쉬운 라이언피시입니다.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물고기입니다. 어릴 적 필자는 물고기 책을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물고기는 바로 라이언피시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세상에 절여져 어린 시절이 잘 기억 나지 않는 성인이 된 필자는 이집트 다합 바다에서 스노쿨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변에서 좀 멀리 헤엄쳐 가던 중 우연히 한 물고기와 마주하게 됐습니다. 그 물고기는 다름 아닌 라이언피시였습니다. 라이언피시 눈과 마주치게 되자 어린 시절이 한 편의 영화처럼 머릿속을 지나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봤던 책에서 라이언피시는 독을 가지고 있다고 했던 부분이 떠올라 냅다 튀었습니다. 여행하면서 이 순간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정말 강렬했던 느낌을 받았습니다.
라이언피시 몸은 주로 붉은색, 갈색, 흰색 줄무늬로 이루어져 있고, 가시 모양의 긴 지느러미가 사자의 갈기처럼 펼쳐져 있어 '라이언피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간혹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지느러미에는 독이 있어서, 천적에게 공격받거나 위협을 받을 때 이를 이용해 방어한다고 합니다. 독이 사람에게 치명적일 정도는 아니지만 찔리면 통증이나 붓기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I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는 괴도라치와 독가시치
순간 아차 했습니다. 순간 여기가 수산시장인 줄 알았습니다. 얼마 전에 동해안에 갔다가 괴도라치, 일명 전복치의 kg 당 가격을 찾아봤던 것 같은데 괜히 미안해집니다. 하필이면 제주도에서 검색한 독가시치도 바로 아래에 있어 더 그렇네요. 아마 회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저랑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근데 회 너무 맛있어요.
I 상어가 아닌 빨판상어
벽에 딱 붙어 있는 빨판상어입니다. 요즘 호르몬이 떨어져서 그런 건지 빨판상어를 보는데 돈 벌고 있는 필자의 모습과 흡사하여 감정 이입하게 됩니다.
빨판상어는 몸의 윗부분에 있는 '빨판'을 이용해 상어, 가오리, 고래, 심지어 배에 붙어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빨판을 이용해 양분을 흡수하며 기생하는 것이 아니라 붙은 동물이 먹다 남긴 찌꺼기나 작은 해양 생물을 먹고, 종종 큰 동물의 몸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제거하기도 하면서 공생한다고 합니다. 이름은 상어지만, 상어가 아니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화이팅입니다.
I 타폰
이 친구도 오랜만이네요. 얼마 전 벨리즈 여행 편을 올렸었습니다. 그 편에 나왔던 타폰입니다. 미끼를 손가락으로 들고 있으면 달려들어 먹고 가던 식성과 점프력이 좋은 친구입니다.
I 아쿠아리움에서만 보면 좋은 해파리
한국어로 해파리, 영어로 젤리피시, 확실히 물고기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귀엽고 부드럽습니다. 다만, 귀여운 영어 이름과 달리 녀석은 요즘 우리 바다에서 제일 핫합니다. 2024년에 무려 국내 해파리 사고가 2,900건 이상이라고 합니다. 여름 휴가로 국내 해수욕장 방문객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해파리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게 원인이라고 합니다. 보기엔 참 이쁜데 말이죠.
해파리는 전 세계의 바다에서 살며, 가장 작은 것은 손톱만 하고, 가장 큰 것은 촉수까지 포함해 30m라고 합니다. 30m 해파리는 아쿠아리움에서도 부담스럽겠네요. 신기하게도 해파리는 뇌나 심장이 없고, 주로 수류에 따라 움직인다고 합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긴 하지만, 그 속도는 느리다네요.
I 냉채로만 만나면 좋은 해파리2
해파리는 작은 독침 세포가 있는 촉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해파리 촉수에 닿으면 통증을 느끼거나 저승길로 바로 향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나 만약에 해파리에 쏘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촉수 제거: 먼저, 촉수가 피부에 붙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만약 촉수가 남아 있으면, 핀셋이나 카드 등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제거하세요. 맨손으로 만지면 더 많은 독에 노출될 수 있으니 피하세요.
2. 바닷물로 헹구기: 촉수를 제거한 후에는 깨끗한 바닷물로 상처 부위를 헹궈줍니다. 민물(수돗물)은 독침 세포를 자극해 더 많은 독을 방출할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병원행: 통증이 심하거나 알레르기 반응(호흡 곤란, 가슴 답답함, 구토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특정 해파리의 독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제일 좋은 건 만나지 않는거겠죠?
I 빅벨리해마
해마는 대체로 작은데, 빅벨리해마는 해마 중에서도 큰 편인 것 같습니다.
해마는 영어로 ‘Sea horse’ 말 그대로 ‘바다의 말’입니다. 해마는 물고기 중에서 유일하게 말의 머리 모양을 닮아서 ‘바다의 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육지의 말과 다르게 기동성은 형편이 없는데요. 지느러미 속도는 거의 최하위이며, 꼬리도 헤엄보다는 해조류나 산호 같은 바다 식물에 매달리는 용도라고 합니다. 우리에게 제일 많이 각인된 이야기는 아마 수컷이 임신을 하는 것인데요. 해마 수컷이 임신을 한다고 들어보신 분 분명히 계실겁니다. 해마 암컷이 수컷의 배에 있는 육아 주머니에 알을 넣으면, 수컷은 그 알을 보호하며 새끼로 부화시킨다고 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수컷이 수백 마리의 작은 해마를 낳는다고 하네요.
I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다양한 수조
아직 메인 수조를 가지도 않았는데도 정말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필자는 사진 찍는 시간도 있었지만, 물고기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천천히 구경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네요.
I 아쿠아 플라넷 메인 수조로 가는 통로
다음 여행기에서는 본격적으로 메인 수조에 가보려고 합니다.
여행기 한 편에 다 넣기에는 재밌는 물고기랑 사진이 너무 많네요. 좀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2편 이상을 쓰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