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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나에게 낭만을 선물하고 싶다면?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자연에서 큰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캠핑을 해보자. 여전히 캠린이인 나였지만
이포보캠핑장에서 낭만느끼기는 프로였다
가을 낭만을 즐기고 싶어서 단풍구경을 간다고? 제대로 된 낭만을 느껴보고 싶다면 캠핑을 가~ 올 가을 나의 낭만여행지는 여주 남한강변, 당남리섬과 가까운 이포보 웰빙캠핑장이다.
불편함 대신 낭만을 챙기려면?
가을 캠핑을 가보자
사는 게 지겹고, 그날이 그날 같은 권태로운 날들에 반전을 주고 싶니, 낭만을 찾고 싶니? “그렇다면, 캠핑을 가.”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인데도, 미련스레 미련을 떨고 붙잡고 있지를 않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면서 잘 산다고 여기며 사는 중이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이 순간인데 왜 그리 조급하고 아등바등하느라 마음에 여유가 없을까?
나에게 낭만을 선물하고 싶었다. 남한강가 이포보 웰빙캠핑장, 남한강을 따라 머리가 하얗게 샌 억새가 가을을 노래하는 곳에 숨듯이 있는 캠핑장은 넓고 평화로웠다. 밤이 되면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이른 아침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신비로운 곳이다.
작년에 두 달간 캠핑 여행을 다녀왔는데도 여전히 초보 캠퍼인 나는 몇 달 만에 치는 텐트가 생경해 애를 먹었다. 내 텐트는 더블월 텐트인데 이너텐트 위에 덧씌우는 플라이에 왜 폴대를 꽂는 곳이 없을까 한참을 헤매다니, 나중에 알게되고는 어이가 없었다. 겨우겨우 나만의 작은 집을 완성하고 매트에 바람을 넣어 깔고, 그 위에 전기장판을 올려두니 든든하고 뿌듯하다.
캠핑의 꽃은
불멍과 먹방
해그림자가 길어지니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갔다. 화롯가에 옹기종기 모여들게 만드는 싸늘한 냉기다. 타닥타닥, 장작에 불이 붙었다. 너울너울 불멍의 시간이다.
저녁 먹기 전, 늦은 오후부터 먹방이 시작되었다. 문어와 낙지와 자연산 생굴에 와인을 마시자 기분이 느슨해졌다. 양갈비가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모습이 보는 이의 침샘을 툭! 치고 지나갔다.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다 받아든 양갈비는 양갈비의 끝판왕이었다. 어디 가서 이런 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인생 양갈비에 맛의 힐링을 냄비째 들이켰다.
닭꼬치와 호일에 싼 고구마, 오뎅탕에 해물이 들어간 떡국까지 먹는 것에 진심인 나를 남김없이 충족시키는 먹방 타임에 몸과 마음이 노곤해졌다. 정성 가득한 음식에, 함께 나누는 시간에 사람들의 기분이 흐물흐물해졌다. 술이 술을 부른다고, 내가 가져간 로제와인이 맛이 별로였는데, 이술 저술에 술기운이 차오르자 그 술맛이 그 술맛이 되었다. 다행이다. 현재의 소중함이 왁자지껄 타오르는 낭만의 가을밤이다.
아까 분명히 전기장판 코드까지 잘 꽂아두었건만, 와인과 양갈비에 혹해서 술술술 하다가 정작 텐트에 들어와서는 전기장판 켜는 것을 까먹고 잠들어버렸다. 어쩐지 추워서 침낭 속으로 자꾸 기어들어가게 되더라니. 감기라도 걸렸으면 어쩔 뻔했다. 캠핑 가서 술은 적당히 먹거나 아니면 술 마시기 전에 잠자리를 완전히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새벽녘 저절로 눈이 떠졌다. 텐트 밖으로 나오니 밤하늘에 별들이 쏟아져 내렸다. 잔디밭에는 서리가 하얗게 피었다. 영하 2도다. 너무 추워서 화장실만 겨우 다녀오고 그때서야 왜 이리 춥나 하며 전기장판을 살펴본 뒤에야 장판을 켜지 않을 것을 알았다. 덕분에 그나마 새벽에는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물안개 피는
남한강변 산책
해는 7시쯤 뜬다. 7시 조금 넘어서 아침의 고요를 뚫고 강가로 나갔다.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은색 억새는 하얗게 서리를 맞아 더 하얘졌다. 서리가 잔뜩 낀 길을 걷다 보니 운동화 안쪽까지 젖어 발가락이 시리다 못해 점점 얼어붙는 듯하다. 그럼에도 이 아침의 분위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강가를 따라 꽤 걸었다. 바닥에 풀잎 가장자리에 핀 서리꽃이 곱기도 하다.
나에겐 휴식이 절실히 필요했다. 캠핑을 통해 얻은 이 여유와 평온함을 일상으로 가져왔기에 당분간 버텨낼 힘이 생겼다. 캠핑은 기꺼이 감수하는 불편함이다. 불편함은 낭만으로 채워진다. 캠핑장에서의 하루는 단순하다. 우리는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쳤고 불멍을 했다. 캠핑 음식을 나누어 먹었고 술을 마셨다. 홀로 나와 새벽 밤하늘을 올려다보았고 아침 해가 뜨는 순간을 강가에서 맞았다.
나는 또 나에게 낭만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캠핑장비를 챙길 것이다. 힐링, 자연, 낭만, 인생 음식, 함께 웃는 친구? 그 답은 캠핑이다.
이포보웰빙캠핑장
예약과 특징
이포보캠핑장은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에 위치한 남한강 둔치에 조성된 캠핑장이다. 데크가 워낙 넓어 1~2인용 텐트 3개까지 칠 수 있다. 웰빙캠핑장에서 남한강쪽으로 걸어가면 당남리섬이 보인다.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캠핑하기 좋은 곳으로 서울 근교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데다 화장실 등 시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편리하다.
이포보 캠핑장 예약
주소: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여양로 1935-177(당남리) 이포보웰빙캠핑장
***입구에 웰빙캠핑장이 있으며 안으로 한참 들어가면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전화 : 031-881-6384
웰빙캠핑장은 51~60번 사이트 (10개)가 데크이다. 데크 위에 화덕을 피울 수 있도록 네모난 철판이 있다. 데크가 크고 전기배전함까지 간격이 있어 리드선은 필수 지참해야 한다.
웰빙캠핑장은 주차장과 캠핑장이 분리되어 있어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손수레 보관소의 손수레를 이용해 캠핑에 필요한 용품을 예약한 사이트까지 옮겨야 한다.
이용요금 : 오토캠핑장: 1일 50,000원 (5인 기준)
웰빙캠핑장: 1일 45,000원 (5인 기준)
***체크인시 여주관광상품권 20,000원을 환급해준다. 요즘처럼 밤기운이 차가운 날씨에는 장작을 사는데 이용해도 좋다.
이용 시간 : 체크인: 14:00 / 체크아웃: 익일 12:00 정기 휴장일 매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