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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37. 동사후통박물관
동사후통 박물관(东四胡同博物馆)의 동사(东四·동쓰)는 베이징 시내 지역 명칭이며, 후통(胡同)은 골목을 의미하는 중국어이다. ‘동쓰’는 청나라 황제가 살던 자금성에서 북동쪽으로 2㎞ 떨어진 아주 가까운 거리이며 군왕부(郡王府)라 불리는 황제의 형제들 자택이 다수 있는 곳이다. 이런 연유로 동쓰 지역을 관할하는 베이징시 동성구(东城区)는 이곳을 문화유산 거리로 조성하여 명나라 및 청나라 때 유적지를 보존 유지하고 있다. 박물관은 동사사조(东四四条 77号)에 있는데, 이는 동쓰 지역 4번째 골목(四条)이라는 의미이다. 동쓰 지역에는 14개의 동서로 만들어진 골목이 있어 이곳을 동사십사조(东四十四条)라고 불린다.
동사후통박물관 입구. 2024 Ⓒ 김동하.
동사사조(东四四条) 풍경.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사합원 내부 통로.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후통은 베이징 골목인데 그 유래 중 하나는 몽고어 홋톡(hottog)으로 우물을 의미한다. 물이 있는 곳에 마을이 생기기 마련이니 타당해 보인다. 다른 하나는 화재 진압용 도로를 뜻하는 훠농(火弄), 훠샹(火巷)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북경시는 후통 20여곳을 관광 자원으로 보존하고 있다. 동사후통박물관이 있는 동사 지역 외에도 청말 외국 영사관이 몰려있던 동자오민샹(东交民巷), 우리 인사동에 해당하는 고문화 거리인 리우리창(琉璃厂)도 북경의 유명한 후통 거리 중 하나이다. 이곳에는 인력 삼륜자전거를 타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보며 후통을 돌아보는 후통 투어가 관광객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합원의 삼진원(三進院) 후원.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사합원의 서상방(西厢房)과 동상방(東厢房).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박물관 내부.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베이징시 동성구와 베이징시 국유기업인 수창그룹(首创集团)이 투자를 하여 동쓰 역사문화가구(东四历史文化街区)를 조성했는데 동사후통박물관도 그 결과 중 하나이다. 이 박물관은 2018년 10월에 개관했으며, 후통과 베이징 민속과 관련된 유물, 기념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면적은 1023㎡ 규모로 크지 않으며, 청대 전형적인 민가 건물인 사합원 안에 위치하고 있다. 사합원(四合院)은 원나라 때부터 등장한 대표적인 베이징 민가 건축양식으로 여기에서 사(四)는 동서남북 네 방향을, 합(合)은 네 방향으로 지어진 방들이 모두 가운데를 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합원은 입구(口)자 형태의 사각형 구조이며, 4개의 방이 가운데 정원을 공유하는 형태이다. 원대 이후, 명·청 시기를 거쳐 베이징의 독특한 민간 건축 구조로 자리 잡았다.
사합원 내 이진원(二進院) 입구와 1950년대 표어.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이진원(二進院) 내부 정원(正院).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삼진사합원 구조도.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동사후통박물관은 1940년경에 만들어진 전형적인 삼진사합원(三進四合院)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삼진(三進)은 들어가는 문을 3개 만들어 놓았다는 의미이다. 삼진사합원은 정원(正院) 뒤에 후원(後院)을 마련하여 보통의 사합원 보다는 규모가 다소 크다. 이곳은 1950년대에는 동사파출소 건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전체 구조는 벽돌 목조건물로 방은 모두 28칸이다. 기존 삼진사합원을 수리하여 지금의 박물관으로 조성하는데 3년이 소요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북쪽에 정교하게 아치형 구조로 만들어진 수화문(垂花门)이 보인다. 양측에는 1950년대 중국 가정마다 붙어 있던 구호인 ‘全心全意为民服务(전심전력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다)’ 등 표어를 볼 수 있다. 대문을 지나 내부에 들어서면 광량문(广亮门), 금주문(金柱门), 여의문(如意门), 만자문(蛮子门) 등 사합원을 구성하는 주요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방 안에는 옷장, 어항, 걸상 등 중화민국 시절 가구들 전시되어 있고, 1940년대 결혼에 사용된 물품, 전신거울 등이 있어 당시 베이징 풍속을 알 수 있다.
영상전시실 및 전시자료.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영벽(影壁·가림 담벽).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베이징 풍속 전시물.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중국을 통일한 몽고 쿠빌라이 칸(원세조)은 베이징을 새 수도로 삼고 ‘대도(大都)’라 불렀다.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 속의 중국도 원나라 때 당시 베이징의 모습을 소개한 것이다. 이후 명 나라를 세운 주원장(명 태조)은 수도를 지금의 난징으로 옮겼으며, 원나라를 함락시킨 후 북쪽을 평정했다는 뜻으로 베이징을 북평(北平)이라 부르며 폄하했다. 명 영락제가 다시 수도를 난징에서 북평으로 옮긴 후 북쪽의 수도라는 뜻으로 베이징(北京)이라 불렀다. 이후 베이징은 명·청 왕조 수도로 명맥을 이어왔다. 베이징 중심에 위치한 자금성도 영락제가 수도를 옮기며 건설한 것이다. 자금성에는 1911년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선통제가 물러나기까지 모두 24명의 명·청 황제가 머물렀다.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때 영국과 프랑스 군대에 의해 여름 황궁인 원명원이 방화되는 등 베이징은 열강에 유린당했다. 1912년 신해혁명으로 쑨원이 중화민국 임시정부를 난징에 설립했으며, 이어 1928년 장제스는 난징을 수도로 국민당 정부를 세웠다. 이 당시 베이징은 구경(舊京 옛 수도), 라오(老)베이징으로 불렸다. 베이징은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때 다시 수도의 지위를 되찾았다.
동사(东四)에 있는 사합원 입구.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1986년 6월에 근대 문물로 지정되었으며, 실제 베이징 시민들이 아직도 거주하고 있음.
동사십조(东四十条)에 있는 베이신창 후통(北新仓胡同) 안내문.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이곳은 명나라 때 식량창고가 있던 곳으로 이로 인해 후통 이름이 베이신창이 됨.
후통에 있는 공동 빨래 건조대.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위대한 칸(제왕)의 거주지’라는 뜻으로 원나라 때 수도인 지금의 베이징(대도)을 칸발릭으로 불렀다. 남쪽으로 약간 치우친 칸발릭(Canbalik)성은 지금 베이징 도시 건설의 토대가 되었다. 이 시기 베이징(칸발릭성)은 기원전에 만들어진 가장 오랜 공예기술서인 주례 고공기의 규정에 따라 건설되었다. 앞에는 관아를, 뒤에는 시장을 두고 동쪽에는 종묘를 서쪽에는 사직단을 두었다. 마르코폴로도 칸발릭성에 대해 소재(흙담)와 형식(바둑판형 대칭), 규모에 대해 서술했다. 이 시기에 처음 등장한 후통(胡同)은 동서 방향으로 배열됐고, 길이는 평균 77m, 넓이는 약 6m 였다. 아직도 남아 있는 베이징 고루 동쪽의 후통은 원나라 때 생긴 것이다.
북경은 문의 도시이기도 하다. 전문대가, 부흥문외대가, 건국문외대가, 부성문외대가, 서직문외대가 등 수 많은 북경 지명에 문이 등장한다. 물론 가장 유명한 문은 천안문이다. 금나라 시기부터 황제의 도시였던 베이징 성을 둘러싼 여러 개의 문이 만들어지고 없어졌다. 명대에는 원나라때 있던 건덕, 안정, 숙청, 광희문이 없어졌고, 덕승문, 안정문을 새로 열었다. 또 기존 성문 명칭을 동직문, 서직문 등으로 바꾸었다.
명대 북경은 궁성, 황성, 경성(내성과 외성 포함)으로 구성되었는데 이중 궁성을 자금성(紫禁城)이라고 불렀다. 이 시기 하늘을 태미, 자미, 천시로 구분했는데, 자미(紫微)는 하늘의 중심이자 천제가 사는 곳으로 자금성이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또 황제의 색깔인 자주색과 황제 외에 누구도 출입을 금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베이징 성곽 규획 구분도. 동사후통박물관. 2024 Ⓒ 김동하.
동쓰(东四)와 군왕부는 위 구분도에서 황성 안에 위치하고 있음.
본 여행기 작성에는 「중국인문·경제지리 (2024)」, 「세계의 수도 베이징(2008)」, 「동방제국의 수도(2018)」 를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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