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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인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대표작 중 하나인 《지옥의 문》(La Porte de l'Enfer)은 1880년대에 시작되어 여러 해석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중요한 작품이다. 원래는 ‘단테의 신곡’을 기초로 한 거대한 조각문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로댕의 예술적 전개와 문학적 영감을 반영하는 중요한 작업이 되었다.
로댕은 1880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지옥의 문》을 제작하는 요청을 받는다. 이 작품은 당시 파리에서 개최될 예정인 ‘장식 미술 박람회’(Salon des Artistes Français)에서 전시될 대형 문을 위한 것이었고, 그 문은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의 ‘지옥’을 주제로 하고 있었다.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의 문은 "여기서 길을 잃은 자는 모두 돌아올 수 없다"라는 유명한 문구로 시작하는 곳으로, 죽음과 죄, 고통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로 묘사된다.
로댕은 이 작품을 거대한 스케일로 제작하려 했고, 원래의 계획은 "단테의 지옥"을 구현하는 거대한 철제 문을 만들고, 그 문에 다양한 인물들을 조각하여 지옥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완성되지 않았고, 그 대신 그의 예술적 방향성, 특히 인간의 고통과 감정의 표현에 대한 탐구를 심도 있게 담은 작품으로 남게 된다.
《지옥의 문》은 로댕이 작업한 여러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성을 가진다. 문 자체는 거대한 철제 구조로, 문 안쪽에 다수의 조각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 작품은 사실 ‘문’이라기보다는 다수의 인물들이 겹쳐지고 얽히는 형태로, 인간의 죄와 고통, 고뇌를 표현하는 복합적인 조각 작품이다.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은 ‘지옥의 문’을 통과하려는 인물들을 묘사한 다양한 인물들인데, 특히 로댕은 고통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었다. 이 조각은 불교적, 기독교적, 고대 그리스적 요소들이 결합된 형태로, 고통의 절정에 이른 인간들을 묘사하면서, ‘지옥’을 문자 그대로나 상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세 망령(Les Trois Ombres, The Three Shades)’이라 불리며, 작품 상단에 위치한 세 개의 인물 조각은 서로 미세한 각도 차이만 있을 뿐 모두 같은 형상이다. 머리를 깊이 숙이고 한쪽 팔을 뻗어 문 아래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지옥의 입구를 나타내며,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문구를 연상시킨다. 몸은 뒤틀리고 근육이 강조되어 있으며 깊은 고통과 절망이 표현되었는데, 로댕은 이 조각을 통해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숙명적인 비극성을 극대화했다. 반복적인 구성이 강렬한 인상을 주며 운명적인 절망과 숙명을 강조한다.
그 바로 아래 있는 ‘다리와 비탄(Le Penseur)’은 《지옥의 문》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 중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 또는 ‘생각하는 자’를 묘사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지옥을 상징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고통과 숙고를 담고 있다. 나중에 독립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었는데 로댕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아 지금은 전 세계 곳곳에 복제품이 전시되고 있다.
지옥의문 앞에 있는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은 인간의 사색과 철학적 탐구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에서는 이 작품이 지옥의 문 바로 앞에 놓여 있어, 마치 문을 바라보며 깊은 사색에 잠긴 듯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배치는 작품의 원래 의미와 로댕이 전달하고자 했던 철학적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으로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1814~1875)의 작품들을 빼놓을 수 없다. 밀레는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로, 농민들의 일상과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유명하다.
이삭 줍는 여인들(Des Glaneuses, 1857)
밀레는 들판에서 이삭을 줍는 세 명의 농촌 여성들을 묘사한 《이삭 줍는 여인들》을 통해 농민들의 고된 노동과 그들의 존엄성을 강조했다. 밝은 배경과 대비되는 어두운 색조의 인물 표현은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당시 사회적 계층의 차이를 암시한다.
만종 (L'Angélus, 1857~1859)
황혼 무렵 들판에서 기도하는 남녀 농부를 그린 《만종》은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종교적 경건함을 표현한다. 하늘의 따뜻한 색감과 인물들의 자세는 평온함과 신앙심을 나타내며, 농민들의 일상 속 영성을 강조한다.
밀레의 작품들은 농민들의 일상과 노동을 진솔하게 그려내어 당시 산업화로 인해 소외되었던 농촌의 현실을 조명한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19세기 프랑스 농촌의 삶과 밀레의 예술적 시각을 깊이 있게 느껴볼 수 있었다.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 1879)
서양 미술사에서 여성 표정이나 자태, 누드까지 가장 아름답게 그린 화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William-Adolphe Bouguereau, 1825~1905)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비너스의 탄생》이다. 아카데믹한 기법과 섬세한 묘사로 유명한 부그로의 뛰어난 인체 표현과 부드러운 색채 사용이 돋보인다. 특히, 비너스의 피부 톤과 주변 인물들의 역동적인 자세는 그의 세심한 관찰력과 기술을 잘 나타낸다. 같은 주제를 다룬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비너스의 탄생'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보티첼리의 작품이 르네상스 시대의 이상화된 아름다움을 강조했다면, 부그로의 작품은 19세기 아카데미즘의 영향을 받아 더욱 현실적이고 세밀한 표현을 추구했다.
부그로는 여성 누드를 잘 묘사하는 화가만은 아니다. 단테의 《신곡》을 바탕으로 한 《지옥의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를 살펴보면, 남성 누드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인체 표현에서 뛰어난 기술을 보여준다.